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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불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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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글로 Jun 05. 2024

설레는 키 차이  

우연히 갖게 된 선한 영향력

점심식사 후 커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170cm가 넘는 키가 큰 여직원들이 내 옆에 포진하게 됐다. 순간적으로 위압감을 느끼고 있던 그때 키가 큰 직원 하나가 사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훗~ 셀레는 키 차이~"

키 큰 자신과 키 작은 나를 두고 한 말이다.


(같은 여자끼리 웬 설렘? ㅋ)


"뭐야~~ 지금 나 놀리는 거지!~"

"그런 거 아니에요. 제 남편은 저보다 작아요"

"내 남편도 나만해~"그 옆에서 듣고 있던 키가 커서 고민이라는 그녀도 내가 더 기분이 상하기 전에 얼른 보탠다.


그래?

기분이 썩 좋진 않지만 하나는 이겼다.

내 남편 키가 젤 크다.

아싸.


내 옆자리 동료직원은 아직 솔로다.


얼굴도 이쁘고 일도 잘하고 선하기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동료직원은 키 164cm에 몸무게는 45kg으로 추정되는 그야말로 나의 워너비 신체를 갖고 있다.


미혼인 이 직원을 위해 나를 비롯한 모든 아줌마직원들은 가만히 있지 말고 좋은 사람을 만나 볼 것을 적극 권한다.


하지만 늘 그 직원은 이렇게 말한다.

"일단 남자키가 175cm가 넘어야 돼요. 근데 주변에 없어요."


나는 웬만하면 모두 다 설레는 키차이가 된다.

나와 같이 있으면 모두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옆에 있음으로 더 키가 커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긴다.


그걸로 되었다.

나의 선한 영향력.

나는 모두를 크게 만들어준다.


그놈의 설렘은 원래 잠깐이니까.

제 옆으로 오세요.

당신의 키를 커 보이게 만들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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