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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글로 Aug 09. 2024

슈가 때문에 눈물 흘리는 중학생 아미

속상해

16세인 딸이 서글프게 울었다.

또 그날인가?

날 닮아서 그런지 그날이 되면 우리 딸은 눈물이 나온다.

어째서 그런 것까지 닮았을까?


하지만 이번에 흘리는 눈물은 조금 다른 눈물이다.

슈가가 음주를 하고 전동킥보드인지 스쿠터인지를 주차하다가 잠이 들었고 언론에서 대서특필하기 시작했다. 딸은  BTS의 열렬한 팬이고 그중에서도 슈가를 가장 좋아한다.


나로서는 참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왜 하필 슈가가 좋을까? 목소리가 개성 있는 지민이도 있고 춤 잘 추는 호비도 있고 잘생긴 진이도 있는데 왜 하필 슈가가 좋을까?

슈가는 어깨가 아파서 공익근무를 하게 됐고 나머지 멤버는 전부 군에 입대했다. 우리 지민도 군대를 갔고 이 더운 여름 날씨에 고생 아닌 고생을 하고 있을 터다. (엄마 마음으로 짠 허다 지민!)


그런 슈가가 음주킥보드인지 스쿠터인지를 타다가 걸렸으니 한마디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야~! 너네 슈가 왜 그런데? 얌전히 있어야지 "

"아니 엄마까지 그렇게 말하면 어떡해요. 엉엉 엉엉"


슈가 때문에 내 딸이 눈물을 보이다니 나는 슈가가  얄밉기 시작했다.


딸은 속상했다.


멤버들은 군대에 가서 고생하고 이 와중에 음반을 낸 지민은 승승장구 중이며 진은 제대 후 더 말할 것도 없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슈가의 하루하루가 궁금한 우리 딸은 일 년 만에 들려온 슈가의 소식에 너무너무 속상하고 답답한가 보다.


자기 맘속 영웅을 위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하지 못하는 딸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혼자서 중얼중얼거리다가 다시 울었다가 신파를 찍고 있다.


"너 슈가 때문에 그 정도면 진짜 남자 친구 생겨서 사귀다 헤어지면 어쩌려고 그래? 너 운다고 슈가가 알기나 해?"


우는 딸을 보는 엄마도 속상하고 슈가가 혹시나 잘 못될까 전전긍긍하는 딸도 속상하고 아주 속상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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