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나는
매번 밝은 마음으로 향하지 못한다.
어느 날은 괜찮다가도
어느 날은 갑자기
숨이 가빠진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감각들.
최근에
남편 전시 때문에
수도권의 한 유명 백화점에 갔다.
사람이 너무 많았고
시선들은 바빴다.
위아래를 훑는 눈빛,
말없이 서열을 나누는 표정들.
그 공간에 오래 머무르자
몸이 먼저 반응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호흡이 흐트러졌다.
공황에 가까운 상태였다.
몇 시간을 그렇게 버텼다.
예전 같았으면
‘별것도 아닌데 왜 이러지’라며
나를 또 몰아붙였을 텐데
이번에는
그 이야기를 상담실로 가져갔다.
“저는 매번
밝은 마음으로 향하지 못하는데요.”
그 말을 들은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사실
예수님도, 부처님도
어두운 마음으로
향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그 방향을 보되
다시 밝은 쪽으로
고쳐 잡는 연습을
계속한 거라고.
밝은 마음으로
항상 머무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방향을 수정하는 사람이
수행자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나만 자꾸 흔들리는 게 아니구나.
나는 그동안
어두운 마음으로 향하는 순간마다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수행이 부족하고
마음이 약해서 그렇다고.
그런데
어두운 마음을 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그 자리에 머물며
나를 비난하는 일이었다.
요즘의 나는
어두운 마음이 올라오면
이렇게 말해본다.
아,
지금 방향이 조금 틀어졌구나.
그리고
다시 고쳐 잡는다.
아주 작게.
완전히 바뀌지 않아도 된다.
오늘 하루
조금만 덜 괴로우면 된다.
밝은 마음으로
매번 향하지 못해도
다시 그쪽을 바라보는 선택을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게
지금의 나에게는
충분한 수행이다.
요즘 나는
그 연습을 하고 있다.
잘하려는 마음보다
다시 돌아오려는 마음으로.
어쩌면
이 연재도
그 연습의 한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끝내지 않고
계속 쓰는 것.
밝은 마음으로
항상 서 있지 않아도
다시 그쪽을 향하려는 기록.
요즘 나는
그 정도면
괜찮다고
나에게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