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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achyoo Aug 04. 2015

[move i, 01] 이터널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Spotless Mind


이터널 선샤인을 처음 접한 시절은 아마 16살이었던 것 같다. 가만히 보면 모두가 겪었다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나는 오히려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하루종일 연락두절이 된 채 깊은 잠을 자거나 모나미 공책에 연신 시를 써내려갔던 기억뿐이다. 물론 친구들과 놀기 위해 아빠에게 거짓말을 하다 들킨 적이 한번은 있다.


주체하지 못하는 이 감수성의 절제미를 더해준 영화가 바로 이터널 선샤인이다. 중3 때 알지 못했던 '미셸 공드리'는 '웨스 웨더슨(최근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같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영화에 확실히 이입하는 감독이다.


Who's directing?

네이버 왈, 1964년 프랑스 베르사이유 출생. 음악계와 밀접한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어릴 적, 화가 혹은 발명가가 되고 싶었던 공드리는 1980년대, 파리의 미술학교에 들어가 그래픽을 공부하던 중 록밴드 "위위"의 멤버들을 만난다. 이후 주로 비욕, 매시브 어택, 벡, 롤링 스톤즈 등의 뮤직비디오와, 갭, 에어프랑스, 나이키, 코카콜라, 아디다스, 폴라로이드, 리바이스 등의 광고를 작업했다. 뮤직비디오, 광고, 단편영화 등 그의 영상작업들은 곧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아, 2001년 찰리 카우프만의 각본으로 연출한 <휴먼 네이쳐>를 연출해 세상을 놀래켰고, 두번째 작품인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찰리 카우프만과의 공동작업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Why the movie?

다시 이터널 선샤인 영화로 넘어오자면, 이 영화를 정말 최소 15번은 본 것 같다. 이유인 즉슨, 영화가 복잡해서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3번 봤을 때 감독의 의도까지는 아니지만 순수한 스토리의 전개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후 이 영화를 완전히 이해하게 됐을 때도 나는 쉽사리 이 영화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단순히 판타지 러브를 넘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커플의 현실을 적나라한 동화처럼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짐 캐리의 의상과 케이트 윈슬렛의 의상 대비, 짐 캐리가 내면을 표현하는 그림들, 그 둘이 함께한 추억의 장소 등) 



What's lessons?

나는 사랑이 본능적인 것이라고 생각을 해오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터널 선샤인은 사랑은 본능적인 것 이전에 무의식과 같은 맥락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우리의 의식 저변에 깔린 무의식말이다. 우리의 모든 감각이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을 때, 무의식이 꿈틀거리며 작용하게 된다고 믿는 나에게 사랑은 모두의 보이지 않는 목마름, 관계에 관한 최고의 갈증을 나타내기도 한다. 사랑은 결국 '선택과 집중'의 권한이 아닌, '절대적인 받아들임, 적응'임을 나는 알게 되었다.



Detail in the movie. 

기승전결의 구색을 갖추고 있지만, 시간상 흐름은 뒤죽박죽인 이 영화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싸이파이와 같은 영화는 아니다. 단순히 현재에서 과거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현재-과거의 맥락을 벗어나 의식-무의식에 세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Point가 있다면 첫째, 클레멘타인(여자주인공)의 머리색이다. 현재와 과거를 구분하기 위해서 미셸 공드리는 클레멘타인의 머리색을 나눠 바꾸어 놓는다. 둘째, 기억을 지워나가는 그래픽 효과이다. 기괴스러운 모습이 약간은 이상한 기분을 들게 하지만, 무의식에 깊게 자리 잡힌 기억을 지워나가는 시각적 효과를 눈여겨 볼 수 있다.



One Line in the Movie.

'몬토크에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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