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진성이 책상에 놓여 있는 그림을 봅니다.
너무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환하고 아기자기한 놀이 기구가 주변에 널려 있는 운동장 한가운데에 예쁜 여자애와 진성이가 손을 잡고 하늘을 향해 뛰어오르고 있습니다. 부러지고 닳아서 이제는 24색도 안 되는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이 눈부시도록 색깔이 곱고 화려합니다. 두 아이의 웃는 모습은 천사보다 깨끗하고 밝습니다. 다만 두 아이가 잡은 손이 유난히 하얗고 검어 도드라져 보입니다. 진성이가 지금껏 그린 그림 중 가장 행복해 보이는 그림입니다.
할머니는 아주 오랫동안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간절하게 누군가와 같이 놀고 싶은 것,
그건 어른들이 누군가와 가족을 이루고 살고 싶은 것이랑 비슷한 느낌일 것이라고.
<너랑 놀아 줄게>, 김명희 글, 이경하 그림, 맹앤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