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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마케터가 배워야 할 건, 광고보다 사람입니다

감정→논리→동기→보상, 행동을 설계하는 마케팅 심리 프레임워크

by 루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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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마케팅 산업에 입장 하셨나요? 클릭률은 어떻게 올릴까요? 입소문은 어떻게 탈 수 있을까요? 객단가는 어떻게 올릴까요?


마케팅은 영역이 정말 넓습니다. 브랜드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제품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로 나뉩니다. 분야가 다양한 만큼 전문적으로 요구되는 스킬, 그리고 업무 또한 제각각 입니다.


수십 년전부터 마케터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스킬들을 정의했습니다. 광고, 카피라이팅, 입소문, 어필리에이트, BTL/ATL 등 이것들이 과거에는 없었을까요? 용어는 계속해서 진화하지만 근간은 바뀌지 않습니다.


마케팅은 마케팅입니다. 유저를 고객으로 전환 시키는 일, 떠나간 고객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일, 고객이 더 제품/서비스를 사랑하게 만드는 일. 맞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일입니다.


이 글에서는 <감정, 논리, 동기, 보상>을 기반으로 마케팅의 근간이 되는 사용자 심리를 살펴보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해시켜 드릴 겁니다. 또한 실제로 현업에서 적용할 수 있는 형식의 구글 스프레드 시트 템플릿을 제공합니다.


처음부터 이해하고 나아가십시오. 더 많은 스테이지에서 초고속 성과를 만들고, 이를 경험으로 축적 시키기 위해서 더 좋은 무기를 가지고 시작하십시오.




1. 감정(Emotion) | 우리가 행동하는 이유

우리는 하루에도 수만개의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입니다. 두려움, 성취감, 자신감, 행복, 심지어 외로움까지요. 이 모든 감정의 뿌리를 따라가보면, ‘코어 욕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코어 욕망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모든 사람은 비슷한 욕망을 꿈꾸며 살아가거든요.


예를 들어 뉴스레터를 구독 하는 이유는 ‘지식/이해’라는 코어 욕망 때문입니다. 지식과 이해가 습득될 때 사람들은 유능함과 자신감을 느끼지만, 반대로 빼앗길 때 열등감과 불안함을 느낍니다.


아래는 코어 욕망을 정리한 테이블입니다. 어떤 욕망에서 어떤 감정이 파생 되는지 알고 있으면, 내가 고객에게 어떤 상황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할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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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마케팅 메시지는 감정을 자극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감정이 어떤 욕망에서 비롯됐는지 명확히 알고 있어야합니다. 뉴스레터를 클릭한 사람은 지식을 얻고 싶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뜬금없이 오락 요소를 던지면, 몰입은 깨지고 이탈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2. 논리(Logic) | 사람은 행동을 유지할 근거를 찾습니다.

행동은 대부분 감정으로 시작되지만, 논리가 부족하다면 행동은 금방 중단되기 쉽습니다. 외부의 압력에 의해 움직이는 상황조차도, 사람은 그것이 자신의 선택이었다고 믿고 싶어합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한다는 감각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거 좀 좋아보이네” → “기능이 꽤 괜찮다. 생활 방수에 배터리도 오래가니까…”
“괜히 끌리는데…” → “후기 수도 많고, 평점도 높고. 사람들한테 이미 검증됐나보다”


이렇듯 감정 때문에 어떤 행동의 초입으로 진입하면,

사람들은 자기 결정을 뒷받침해줄 논리적인 근거를 본능적으로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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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는 ‘많이’ 보다 ‘날카로움’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뇌의 용량이 제한적이라, 최대 3-4개의 논리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2001, 넬슨 코완(Nelson Cowan)


기능도 좋고, 수치도 증명되고, 신뢰할만한 문서,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 육각형 제품/서비스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고객에게 모두 주입시키는 것은 피로한 감정을 만들게 합니다. 그러니까, 기능과 수치, 신뢰, 가격 모두 꺼내어 이 모든 걸 보여주려고 한다면… 고객은 납득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고민하다 지쳐서 이탈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한다는 감각은 개인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설득 당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선택이 ‘옳은 선택’이라고 느껴지길 바랍니다. 따라서 매력도가 높은 논리를 추려내어 배치하는 것이 마케터에게 주요한 역량이 될 것입니다.



3. 동기(Motivation) | 지갑을 열어야 하는 이유

이렇듯 사람은 감정으로 끌리고, 논리를 통해 본인의 행동을 납득 하려합니다. 여기까지는 ‘관심의 행동’ 영역입니다. 관심의 행동 영역은 감정과 논리만으로 끌어낼 수 있지만, 지갑을 여는 건 어렵습니다.


“좋은 제품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래서 지금 꼭 사야하나?”


경제적 소비까지 이어지도록 만드려면 ‘결정의 행동’ 영역으로 안내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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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동기가 있어야 합니다. 논리는 머리를 설득하지만, 동기는 마음을 움직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왜 지금 사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없다면 사람은 결정을 뒤로 미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움직이는 동기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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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런 동기 부스터들을 일상 속에서 자주 마주칩니다.

- 긴박성: “오늘 자정까지 할인”

- 한정성: “얼리 엑세스 회원 전용 한정 수량”

- 가성비: “할인”

- 완성 욕구: “98% 완료, 마지막 단계만 남았습니다”

- 즉시성: “지금 주문하면 오늘 도착”


그런데, 아무리 강력한 동기를 자극해도

그 행동 자체가 지나치게 어렵게 느껴진다면 사람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즉, 동기가 충분해도 ‘너무 귀찮으면’ 행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케팅에서 ‘난이도’는 보이지 않는 마찰로 작용합니다.

심리학자 BJ Fogg의 모델을 살펴 보면, 동기와 난이도가 어떤 식으로 행동을 결정짓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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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마찰, 행동의 ‘난이도’를 줄여주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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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상(Reward) | 리텐션의 핵심

감정을 건드려 유저를 데려오고, 논리로 설득하고, 동기를 통해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면 성공하셨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마케팅의 절반입니다. 정말 어려운 건… 고객이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보상입니다.


사람은 ‘잘한 선택’을 반복합니다. 그런데, ‘잘한 선택’이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실제로 ‘좋은 결과’를 가져온 선택입니다. 나의 선택이 감정적으로 만족스러웠을 때, 다시 행동이 반복됩니다.


그래서 마케터는 제품의 장점뿐 아니라, 고객이 느끼는 감정적 만족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 만족은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작동합니다.


보상은 <결과>를 감정적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보상은 단순한 혜택을 넘어서, “아 잘했어”와 같은 감정을 심어주는 장치입니다. 이 감정이 반복 행동을 만들고, 리텐션으로 이어집니다.


보상 유형.png


보상은 처음에 강력하지만, 반복될수록 감흥이 줄어듭니다. 도파민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더 크게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케터는 고객의 제품/서비스 사용이 습관화되기 전까지, 보상의 ‘강도’‘신선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1. 습관 형성 전까지는, 보상의 강도를 점점 높여야합니다.


반복 노출되는 보상은 점점 평범해집니다. 초기에는 과할 정도로 풍성한 보상을 주어야 유기적 습관이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대할수록 보상이 누적/확장되는 구조’는 사용자가 반복 행동을 하게 만드는 좋은 전략입니다. 또는 토스의 미션형 리워드처럼 기초 행동부터 고도화 된 행동까지 점진적으로 보상이 커지는 구조도 좋습니다.


2. 보상을 매번 다르게, 예상할 수 없게 하세요.


보상의 예측 가능성은 흥미를 급격히 떨어뜨립니다. 반면, 무작위성과 놀라움은 보상의 효과를 유지시켜줍니다.예를들어 배민의 복불복 쿠폰 이벤트, 쿠팡의 오늘의 혜택 같은 것들이 매번 새로운 도파민을 자극하는 툴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Duolingo를 즐겨하는데요, 문제를 맞출 때마다 매번 다른 진동이 울리는 것 조차도 새롭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습관화가 이미 되어버렸습니다

마무리하며

처음 마케팅을 배울 때 우리는 흔히 이런 질문부터 던집니다.

“클릭률은 어떻게 높이나요?” “전환을 어떻게 시키나요?” “카피를 어떻게 써야 고객이 살까요?”


하지만 조금 더 본질적인 질문이 있습니다.

‘사람은 왜 행동할까?’

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작하면,

마케팅은 끝없이 새로운 툴과 트렌드에 쫒기는 일이 되고 맙니다.


이 글에서 다룬 감정, 논리, 동기, 보상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는

바로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가장 기초이자, 가장 본질적인 도구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 글이 마케팅의 본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싶은 초보 마케터 여러분에게 작은 레버리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에는 현업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구글 스프레드 시트 템플릿을 공유해두었습니다.
자유롭게 복제해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루븐 올림


감정, 논리, 동기, 보상 프레임워크 구글 스프레드 시트 바로가기


*본 글은 실리콘밸리 그로스 마케터 Andrew Chen의 ELMR 프레임워크에서 영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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