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적인 분인 줄 알았어요."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시나 봐요."
취재 현장이나 인터뷰에서 나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으레 이렇게 말한다. 반면, 평소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은 여러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쓰는 내 모습을 신기해한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내가 에디터로 일하는 걸 보고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는구나'라며 부럽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항상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렇게까지 이 일을 좋아한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에디터라는 직업을 12년간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늘 풀리지 않는 질문이 있었다. '나는 과연 사람을 좋아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에 큰 피로감을 느낀다. 여러 명이 함께 협업하는 일도 부담스러워할 때가 많다. MBTI의 ‘I력’ 100%의 사람이다. 그러다 부득이하게 일을 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되자, 내가 이 직업을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진정한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해답을 찾기까지 십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첫째,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에디터라는 직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대화하는 과정이 즐거웠다. 최근 읽은 책 《인터뷰하는 법》을 통해 그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인터뷰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거나 존경하거나 친밀함을 가져야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마음가짐은 알고 싶다는 호기심,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사람 자체를 궁금해한다. 'I'력 100%여도 에디터가 되면 질문봇이 되어 눈을 반짝이게 된다.
둘째, 성공과 경험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사보 에디터로서 다양한 직원들을 인터뷰하다 보면, 처음부터 완벽한 성공은 없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곤 한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프로젝트의 성공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실패가 아닌 값진 경험의 스토리가 가득하다.
특히 나를 사로잡는 이야기의 8할은 ‘성장과 배움’이다. 연차나 직급에 상관없이, 일을 대하는 생각과 태도에서 만난 인터뷰이에게 배울 점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느낀다. 타인의 이야기 속에 나의 세계가 확장되는 경험은 언제나 새롭고 의미 있다.
셋째, 글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데 능숙하다. 학창 시절부터 말보다는 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더 편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직업을 선택했고, 처음 만난 직업이 바로 에디터였다. 에디터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의미를 골라내 글로 빚어내는 사람이다. 회사와 직원들의 대화 속에서 의미를 발견해 이야기로 연결하는 작업이 내게는 늘 새롭게 다가왔고, 종종 좋은 피드백을 들을 때면 일의 보람을 느낀다.
그렇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내향형인 나는 ‘에디터’라는 이름으로 빛났고, 오래도록 이 길을 걷고 싶다.
editor 여
글 쓰는 일로 10년을 일했다. 대기업 에디터이자 홍보팀 파트장으로, 1,000여 명을 만나 기록하며 동기부여를 얻었던 10년 커리어가 2025년 잠시 멈췄다. 임신과 출산, 육아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제 아이와의 만남으로 시작된 새로운 챕터 속에 성장과 동기부여를 기록해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