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모스크바에서 극우의 성지로

2편: 서울에 사는 대구 사람들

by 심쿵이애비

친구 J는 재수를 거쳐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다녔다. 정치적 성향으로 따지자면 진보에 가까운데, 덕분에 대구에 있는 친구들에게는 (농담9:진담1)'좌빨'이라고 놀림 받는다. 대구 사는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매우 특이한 케이스인 셈.


나는 대학교도 대구에서 나왔고 취업때문에 상경하게 되었다. 카카오톡의 단톡방 중 내가 나온 대학교의 단과대(상대)에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선후배가 모여있는 단톡방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구에서 중산층이 많이 산다고 알려진 수성구의 고등학교를 나와 지방 국립대를 졸업했고, (나를 제외한) 대부분이 유명 대기업에 다닌다는 것이다.


그 단톡방에도 두 부류가 있다. 대구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구에 남아 여전히 대구를 기반으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의 비중이 대략 6, 상경해서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일하고 있는 비중이 대략 4 정도. 그 둘의 성향이 정확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색깔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현재의 여당 지지자는 아니지만, 대부분 현재의 야당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여당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야당이 싫어서 여당에 투표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대구 출신임에도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 수도권 사람들의 성향을 보고 조금은 당황스러워 한다. 야당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래도 여당은 좀...'이란 성향을 가지고 있다.


서두에 이야기한 J의 주재로 J와 친한 고등학교 동창들과 서울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나와도 고등학교 때까지 친했던 이 친구들의 정치적 성향은 알 길이 없었지만, 성격이나 부모님의 직업, 현재 직업, 그리고 출신(대구)을 생각하면 당연히 보수적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정반대였다. 그 친구들 역시 현재의 여당을 지지한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현재의 야당만큼은 지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김어준 씨의 유명 유튜브 프로그램의 PD가 우리의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이야기, 내 중학교 동창이 모 프로그램에서 민주진보진영의 고정패널로 나오는 등 30년간 대구에 살고 대구를 떠난 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나에게는 조금 낯선 일이었다.


물론, 서울에 산다고 해서 모든 대구 출신 사람들의 성향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대구에 머무른 사람들과는 성향이 매우 다른 것만큼은 확실히다. 대구에 있는 사람들은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오염(?)됐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이러한 경향은 어디에 기인하는 것일까?

작가의 이전글동양의 모스크바에서 극우의 성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