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가족여행기 2편: 일본인의 친절,가식이라도 좋다

by 심쿵이애비

일본, 우리는 서로 닮았어요.

오사카에서 첫 날,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이 문을 열지 않았다. 업무지구라 식당은 대부분 일찍 문을 닫는 변수가 있었지만, 우리는 호텔 바로 옆의 이자카야에서 요기를 할 수 있었다. 그 곳에 우리는 꼬치와 우동 등을 '나마비루'와 '하이볼'과 함께 먹었다. 요기 때를 놓쳐 배가 많이 고팠던 것도 있었지만, 우리는 맛있는 요리로 저녁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난 일본이라는 나라보다 그 곳에 사는 '일본인'들에 대한 좋은 감정을 더하게 되었다.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다섯 군데 정도 식당의 문을 두드렸는데, 대부분 술집이라 아이와 함께 저녁 먹기가 조금 어려웠다. 듣기로는, 일본에도 이제 카페나 식당에서 담배를 피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2015년에는 흔했다), 여전히 술집에서는 담배를 많이 핀다. 우리가 발길을 돌려야 했던 술집들은 이 부분에 대해 우리에게 '양해'를 구했다. 특유의 그 친절함과 미안함으로.


'우리 식당에는 담배를 피는 사람들이 많아요. 아이에게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떡하죠?'


사실, 퇴짜를 맞은 것인데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우리가 저녁을 먹은 이자카야도 마찬가지였다. 한 직원이 같은 방식으로 우리에게 양해를 구해, 우리는 그냥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나 사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나가려는 우리를 다른 직원이 붙잡고, 테라스 자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조금 덥기는 하겠지만, 테라스 자리가 있는데 거기 앉으시겠어요? 그 자리엔 아무도 없어요.'


점원의 따뜻한 배려로 심쿵이와 함께 출입이 가능했던 이자카야. 에어컨 바람이 없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덥지도 않았고 담배냄새도 없었고, 무엇보다 조용한 우리 가족만의 공간이었다.

그 자리는 별도의 문과 벽으로 식당 내부와는 조금 단절된 공간이라 에어컨 바람은 통하지 않아 더워 보이기는 했지만, 날씨 자체가 아직 한여름 날씨가 아니었고 선풍기도 있었다.


우리는 배가 많이 고팠다. 하지만 짜증이 나지는 않았다. 아마도 이들이 우리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은 덕이 컸다. 그래서 그냥 흔한 이자카야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한국인들은 일본 사람들의 친절함을 '가식'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 이들의 과한 친절함이 거북하지 않다. 솔직히, 이런 친절함이라면 가식이라도 괜찮다. 이 가식 뒤에 내 뒷통수를 때리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음식에 먹지 못할 해코지를 몰래 한 것도 아닐 것이고...)


사실, 유니버셜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이들의 친절함이 아니라, 닌텐도월드와 해리포터 마을의 미친 퀄리티였다.

이런 친절함은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도 느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한국의 에버랜드, 롯데월드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이용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분들 중에 중장년층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라면 이런 일을 20대 젊은 알바생이 할 것 같은 일을 이 곳에서는 중장년층, 특히 중장년층 남자들이 굉장히 많이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도 젊은 세대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친절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40대 이상은 그렇지만은 않다. 그들은 츤데레라고 하지만, 솔직히 불친절하다. 일본은 50년대 이후로 전후복구와 경제성장이 이른 시점에 이루어지고, 70년대와 80년대에 이미 선진국과 강대국의 대열에 합류했다. 일본인들은 세계로 진출했고, 세계인들은 일본을 방문했다. 지금의 중장년층은 이 시기에 일본에 방문한 세계인들과 교류했던 세대들이다.


그런 영향 덕분인지, 한국이라면 일반적으로 츤데레거나, 더 나아가 불친절한 사람으로 느껴질만한 연령대가 일본에서는 한국의 젊은 세대 이상의 친절함을 보여준다. 뭐, 일본인들은 그전부터 친절했다고 하면 할 수 없지만, '원래' 친절한 DNA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만의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다. 우리가 들렀던 동네의 만두집, 라멘집, 편의점 등 그냥 흔하게 일상 속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친절했다. 그 전에 일본에 왔을 때도, 지금도 일본에서 불손함이나 불친절함을 느껴본 적이 없다. 도쿄나 오사카 정도가 글로벌 도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가 세계화(Globalization)가 가능하게 했던 힘 중 큰 축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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