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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리 Nov 23. 2023

ISTJ와 ENFP의 사내연애 속사정을 들어봤습니다.

곧 부부, 같이 일해요 (2) 인터뷰

일 벌이기를 잘하는 사람, 그걸 수습하기를 잘하는 사람 둘이 만나면 시너지가 커집니다.

그게 바로 저희 둘이에요. 일에서 만난 사이로, 곧 2년이 다 되어가는 사이죠.


※ 다음 글은 인터뷰 형식으로 각색된 글입니다.


Q. 사내연애를 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저희는 이제 2년 정도 되었어요. 학원 선생님이다 보니까 일을 하루종일 같이 하지는 않고, 수업 시간에는 각자 교실에서 생활을 합니다. 수업이 없는 날에는 교무실에 같이 앉아있을 때도 있어요.


Q. 불리씨는 ENFP, 서비씨는 ISTJ라고 하셨는데, 일할 때도 성격이 비슷하신가요?

불리(女) : 아니요, 제가 생각했을 때 오래 봤던 (근 3년 정도) 아이들 앞에서는 지금 성격 그대로 엔프피 기질이 나오는 것 같고, 아직 서먹서먹하고 기강 잡아야 하는 반 앞에서는 좀 더 빠릿빠릿하게 행동하려고 하는 거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전적으로 공감하는 것도 그다지 좋은 거는 아니더라고요. 초반에는 아이들에게 정(情)과 에너지를 너무 쏟아서 퇴근 후 집에서 항상 뻗었는데, 이제는 조절을 조금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서비(男) : 저도 비슷하지 않고, 불리씨 앞에서와는 다른 기조를 유지하는 거 같아요. 일할 때는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일이 좀 더 많아지는 거 같습니다.


Q. 그러면 일상에서와 일에서는 아예 다른 기조를 유지하시겠네요?

불리(女) : 네. 저희는 처음에는 일로 만난 사이라서 평소에도 높임말을 썼어요.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일할 때는 높임말, 평소에는 편하게 반말을 씁니다. 호칭도 '선생님'이었다가 '오빠'로 바뀌니까 부자연스러워서 '오빠'라고는 못 부르고, 애칭으로 부르고 있어요.


서비(男) : 네. 일에서보다 조금 더 애교가 많아지는 거 같아요.


Q. 회사 사람들은 언제부터 알고 계셨나요?

음.. 원래 사내연애는 나만 빼고 다 안다고 하잖아요. 맨날 집에 같이 가고 같이 출근하니까 모를 리가 없었겠죠. 오히려 알고 계신 게 마음이 편합니다. 요즘은 둘 중 하나가 먼저 집에 가면 왜 먼저 가냐고 핍박주는 선생님도 계세요. 저희를 세트로 보고 계신 거 같은데, 저는 그게 참 좋아요.


Q. 그럼 학생들은 알고 있을까요?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않을까요? (웃음) 오히려 알면서 티를 안 내는 학생들이 많더라고요. 1년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그걸 말해준 친구도 있었고요. 알고 있으면서 티를 안 내다니.. 배신감이 확 느껴져서 그 친구에게 막 장난으로 뭐라 했던 기억이 있어요.


Q. 사내연애의 장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일할 때 상대방의 성격이 파악이 되니까 조금 더 편하게 말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퇴사하고 싶을 때마다 붙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점, 가장 좋은 거는 서로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요. 예를 들어서 퇴근길에 '이 학생이 오늘 이랬다, 저 학생이 오늘 저렇더라'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해도 그 아이들이 누군지 알 수 있으니까 일상으로 연결된다고나 할까요.


Q. 그렇다면 업무 스트레스도 일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네요.

이거는 다른 글에서 한 번 다뤄보려고 하는데, 대답 먼저 드리자면, 맞습니다. 최근까지는 업무 스트레스까지 모조리 일상에서 풀어냈어요. 그러다 보니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주파수를 끄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말하고 다른 글에서 다뤄볼게요.


Q. 사내연애의 단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불리(女) : 음.. 우선 퇴근. 저는 칼퇴를 선호하는 편이고, 10시 땡 되면 (수업 끝나는 시간) 학생들도 집에 훨훨 보내버리는데요, 늘보씨네 반이 가끔 늦어질 때가 있어요. 그러면 5분이고 10분이고 기다리죠. 저는 칼퇴만 하면 소원이 없겠다고 얘기하는데,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조금씩 늦네요. 


서비(男) : 싸울 때요. 평소에는 전혀 안 싸우는데 그때는 조금씩 서운한 일이 생기게 되거든요. 그런 서운한 일이 '일을 통해서' 발생하는 게 아쉬운 부분인 거 같습니다.


Q. 마무리로, 사내연애를 권장하시나요?

네 !! 그래서 저희의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사내연애를 하기 전에는 썸이라는 단계가 있었고, 그 시기에 검색을 참 많이 해봤어요. 혹여나 둘 중 한 명이 그만두게 될 수도 있는 불상사가 생길까 싶어서 (그때 당시에는) ESTJ와 ENFP의 연애도 검색해 보고, 사내연애도 검색해 보고. 좋은 케이스는 꽁꽁 숨어서 사시는지, 안 좋은 케이스들만 수두룩하게 나왔어요. 제가 원한 건 그게 아닌데. 그래서 혹여나 그런 분들이 계시다면 저희 이야기를 봐주세요. 아직 인생 가꾸는 단계라 뾰족한 해답이 나오지는 않지만 마음은 편안해지실 겁니다.


사내연애 권장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음 글은 저희가 돈 관리하는 방법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다음 글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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