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부부, 같이 일해요 (7)
일 벌이기를 잘하는 사람, 그걸 수습하기를 잘하는 사람 둘이 만나면 시너지가 커집니다.
그게 바로 저희 둘이에요. 일에서 만난 사이로, 곧 2년이 다 되어가는 사이죠.
서비씨와 만나고 얼마 되지 않아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서비씨와 서로 집 얘기를 했습니다. 엄마 아빠의 연애스토리, 그리고 부모님의 예전부터 지금까지 교육 방식이나 직업 등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법한 이야기들을 서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무원 집안에서 자라서 바르게 컸던 저와 비슷하게, 서비씨도 화목한 가정에서 살아왔다는 게 느껴졌어요.
연애 초반이니까 흔히 말하는 '콩깍지'가 씌워져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제삼자가 보았을 때에도 서비씨는 훌륭한 신랑감으로 보였어요. 서로 그렇게 느낀 거 같아요. 그래서 결혼하자는 이야기를 연애 극초반부터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집에 찾아가서 얼굴을 보여드리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양가 부모님들께 결혼생각이 있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밝혔습니다. 부모님들 생각이 비슷한가요? 양가에서 말씀하셨던 첫마디는 바로 이거였는데요,
"둘이 마음 잘 맞으면 우리는 찬성이다."
저와 서비씨는 그 말에 추진력을 얻고, 같은 미래를 바라보자고 다짐하게 됩니다. 너무 든든한 말이었고, 지금까지도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최근에는 상견례도 치렀습니다.
토요일 6시 30분, 대구 어느 소고깃집에서 서비씨네 집 (부모님, 여동생) 그리고 저희 집 (부모님) 이렇게 일곱 명의 가족이 한 곳에 모였어요. 이미 양가 부모님과 저희는 서로를 알고 있고, 서비씨의 여동생과도 여러 번 만나서 같이 밥을 먹었기 때문에 부모님들끼리만 처음 뵙는 자리였어요. 웃긴 부분은 저희가 퇴근하고 만난 거였어서 사실 저희가 모시고 가야 하는데 저희가 5분 일찍 갔는데도 불구하고 저희가 제일 늦어버렸습니다. 알고 봤더니 양쪽 부모님 다 20분씩 일찍 도착해서 먼저 자리에 앉아계셨던 거였어요.
이미 룸에 들어갈 때부터 시끌벅적 북적북적한 느낌이 들었고 서로 친해지기 일보직전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소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소주도 두 병 정도 비워져 있었고, 술 좋아하시는 아빠들끼리는 2차 노래를 부르고 계셨어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간지도 모르게 여름이었는데 밤이 깊어졌습니다.
소고기는 맛있었고, 이야기는 재미있었고, 목소리는 점점 커지다가 웃음소리로 바뀌는 분위기.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에서 다음 약속까지 잡아버렸어요.
다음 약속, 그다음 약속, 이제는 연배가 비슷하신 부모님들끼리만 만나서 4인팟으로 데이트하시고, 아빠들이 바쁠 때는 엄마들끼리만 만나서 차 마시고, 저희보다 애틋한 사이가 되신 거 같았어요. 노래방도 여러 번 가고. 상견례 이후에는 월별로 만나고 계시며, 전화번호 교환까지 야무지게 하셔 가지고 연락도 자주 주고받으시는 거 같더라고요.
이렇게 새로운 인연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모임에서 아빠가 사람들과 있을 때 어떤 사람인지, 엄마는 어떤 말을 하는지, 아주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유심히 본 적이 없는데, 둘 다 저희랑 비슷해 보였어요. 소년, 소녀처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하 호호 웃고 떠들고. 자식이 맺어준 인연이지만 그 인연을 저도 소중하게 다루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견례에서 했던 이야기들 중에 저희 신혼집 이야기도 나왔어요. 신혼집 이야기는 조만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