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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리 Dec 01. 2023

2년 사귀고 10년 사귄 느낌 낼 수 있습니다.

곧 부부, 같이 일해요 (8)

일 벌이기를 잘하는 사람, 그걸 수습하기를 잘하는 사람 둘이 만나면 시너지가 커집니다.

그게 바로 저희 둘이에요. 일에서 만난 사이로, 곧 2년이 다 되어가는 사이죠. 지난번 상견례에 이어서 이번에는 제목처럼 2년 사귀었는데 10년 사귄 느낌을 내는 법에 대한 간단한 기록을 해보려고 합니다.



저희처럼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는 장단점이 있는데요, 오래 볼 수 있음과 동시에 너무 자주 본다는 것입니다. 연인들마다 서로 만나는 텀이 있고, 개인 시간이 필요한 사람과 개인시간보다는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건 사귈 때 초반에 정해야 하는 것 같고, 잘 맞는지 확인해 보아야 하는 문제인 거 같아요. 얼마나 자주 볼지, 그리고 개인 시간을 얼마나 가질지는 본인의 생활패턴과 습성에 따라 갈릴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 강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저희의 경우에는 늘 붙어있는 거를 중시하기 때문에 그런 건 전혀 개의치 않았어요. 물론, 떨어져 본 적이 없어서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퇴근하고 10시에 집에 돌아가서도 빨리 다음날 아침이 되어 만나고 싶다, 얼른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같이 사는 시기도 당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러니 일주일에 2-3번 만나는 사람들에 비해서 저희는 일주일에 7일을 만나고, 지금 사귀었던 약 600일의 시기 중에서 떨어져 있었던 적은 일주일?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그걸 제외하고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서 데이트를 했어요. 그렇게 계산해 보면 다른 사람들의 4~5배는 더 보는 거 같습니다.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만나고, 밥도 먹고 하니 사귄 기간이 무색하게 10년의 기간을 만난 것 같은 친숙함이 들더라고요.


그만큼 마음이 맞는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서로 대화를 통해서 풀어나가는 것도 저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지난 글에서도 말했듯이 서비씨는 완전한 야행성이고, 저는 아침에 쌩쌩한 사람이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놀지를 못합니다. 그러면 주말에도 오래 놀고 싶지만 10시 정도에는 집에 돌아가는 거죠.


그러면 10년 살면 거의 100년의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과 같은 걸까요? (시간의 농도는 등차수열이 아니라 등비수열이니까요) 앞으로 만날 시간들이 두근두근합니다. 오히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보고 매일 봐도 질리지 않냐고 물어보는 거 같아요.


조금만 더 서비씨를 일찍 만났다면 더 많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운명이 저희를 엮어준 거라고 생각하고, 남아있는 시간을 더 잘 보낼 생각을 하면 점점 더 마음이 푸근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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