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난, 나에게 넌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어렸을 적 기억은 점점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순간이나 기억들은 지우려 해도 지워지질 않는다.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음악과 관련된 지울 수 없는 기억들이 많고, 어쩌면 초등학생 시절 가장 소중한 기억이기도 한 짧은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 글의 제목이기도 한 자전거타는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라는 노래를 난 참 좋아한다.
노래 자체의 가사나 멜로디도 너무 아름답지만, 나에겐 또 다른 의미가 있는 노래이다.
때는 초등학교 6학년, 스물다섯이란 어린 나이에 첫 교직 발령을 받은 선생님께서 내 담임선생님이셨다.
띠동갑이기도 한 그 선생님은 수업을 마치시기 전이나 빈 시간을 이용해서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노래를 우리 반 아이들에게 연습시키셨다.
운동회나 학급 장기자랑을 위한 연습도 아니었는데, 노래 낮은음은 남학생들이, 높은음은 여학생들이 부르게 하여 화음까지 만들어 내셨다.
당시에는 선생님이 시키시니까, 그냥 좋은 노래 따라 부르는 정도라고 생각했었는데, 세월이 점점 흐르면 흐를수록 노래에 담긴 가사 속에 감정을 이입하게 되고, 그때 그 순수하고 맑았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너무나 소중한 노래로 내 인생에 자리 잡았다.
어느덧 이십여 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내 기억 속에는 스물다섯으로 남아 있는 선생님과 연락을 주고받고 지냈었는데,
최근 그때당시 동창의 결혼식장에서 선생님을 십 년 만에 만나 뵙게 되었다.
결혼식 축하를 하러 온 게 무색할 만큼 선생님을 본 순간, 내 얼굴을 보지 않아도 선생님을 바라보고 대화하는 온종일 웃고 있는 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언젠가 선생님이 그러셨다. 너희는 내 소중한 첫 제자들인 만큼 가슴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너희들을 평생 담아둘 거라고.
"전략을 너무 잘 짜신 것 같은데요 선생님, 평생 당신을 잊을 수 없을 추억을 만들어주고 가셨어요"
당신에게도 소중한 추억과, 소중한 사람을 담을 수 있었던 노래는 무엇인가요?
'너에게 난, 나에게 넌'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