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캐논변주곡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캐논변주곡 중에서도 존슈미트의 pachelbel meets u2를 알고 계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것이다.
좋은 피아노곡을 홍보하고자 함도 아니고 아티스트를 홍보하고자 함도 아니다.
난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굉장히 좋아했고,
초중학생 시절엔 상도 많이 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문대 진학, 언수외만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자연스레 피아노와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내 피아노 가방끈은 중학생 이후로 끊겼지만 꾸준히 스트레스 해소 겸, 취미생활 정도로만 피아노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다만, 대학에 입학하고, 또 취직을 하게 되고 더는 피아노와 인연의 끈이 끊겼구나 함을 느끼던 찰나, 모두에게 불행을 안겨다 주었던 코로나19가 나에겐 피아노와 끊긴 인연을 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 블루라는 게 난 남들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내게 찾아왔다는 걸 나는 느꼈고, 코로나로 인한 직장에서의 권고사직은 더욱 나를 코로나블루에 빠져들게 했었던, 그런 시기가 있었다.
극복이라는 노력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그 당시에, 하늘이 도왔던 건지, 캐논변주곡을 좋아했던 나이의 유튜브 알고리즘에 앞서 언급했던 pachelbel meets u2 동영상이 뜨는 것이 아닌가.
과장한마디 할 것 없이, 그 영상을 보는 순간 잊고 살았던 어렸을 적 피아노를 사랑했던 내 기억과 추억들이 떠오름과 동시에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
한치의 망설임 없이 난 집 인근 피아노학원을 찾아가 등록을 했다.
그때의 피아노를 즐겨 쳤던 내 감을 찾아서, 내 기억을 찾아서
정말 신기하게도 피아노를 내려놓은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손가락이 그 음악을 기억하고, 내 감이 그 음악을 기억함에 스스로 감사함을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느꼈던 순간이었다.
돈을 많이 벌고, 좋은 인맥을 쌓고, 개인이 목표했던 바를 이루고 등등 개인이 성공과 행복에 대해 느끼고 추구하는 바는 다 다르겠지만, 저 날을 계기로 나는 내 삶에서 한 가지는 분명히 느끼고 다짐했던 날이었다.
생을 살아가면서 악기 하나를 다룰 줄 아는 것과 그 기억을 남길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자 행운이라고.
당산에게도 감히 추천해 봅니다. 악기가 가져다주는 행복을.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