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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느 하루 Jul 06. 2016

어린 기억

어쩌면, 마지막 순간

조용한 마을 1차선 도로 양 옆으로 나란히 서있는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이 반갑게 나를 반긴다.

어린 시절 정이 많으시던 외할아버지 께서는 내 손을 잡고
저 길을 지나면 나오는 조그마한 구멍가게에서 이름 모를 과자를
내 손에 쥐어주시곤 하셨다.

오랫동안 돌보지 않아 망가져버린 오랜 집을 허물고
덩그러니 남겨진 집터와 익숙한 대문만이
그 시절을 추억하게 해 준다

늦은 저녁 출출한 배를 움켜쥐고 외갓집에 도착하면
멀리서 내 코를 간지럽히던 부뚜막 냄새도 나진 않지만
아련해진 기억속 그때의 향기를 꺼내어본다


나의 추억


산들산들 계곡을 타고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에
벼들이 물결처럼 살랑이고

어린 시절 멀게만 느껴지던 거리는
우리가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가까워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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