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 헤어롤이 여러 개 나왔다

by 이루다

1년 전쯤 미니멀을 시작한다고 호들갑 떨면서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샴푸 보디워시까지 모두 비우고 비누로만 씻는다고 하기까지.... 그러던 난 다시 흐지부지 그렇지 못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울증이 몇 달째 심하게 오고 또다시 미니멀을 시작했다. 방을 치우고 또 치우고 장롱의 옷을 정리하고 또 정리했다. 극한의 미니멀리스트들의 책과 영상을 봐와서 그런지 이 정도로 될까? 싶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지만 어디까지나 기준을 '나'에 맞춰야 됨을 알고 있다.



비우기는 여전히 즐겁고 개운하고 편안해지지만 힘들기도 하다. 안 하던 짓을 하려고 해서 그런가 보다. 오늘은 남겨둔 박스 하나를 눈을 질끈 감고 개봉해 봤는데 헤어롤이 여러 개 나왔다. 심지어 그 안에 있는 헤어롤은 쓰지도 않는 물건이었다. (나는 얇은 한 개의 헤어롤만 사용 중인 대 모두 굵은 것이었다...) 그래서 모두 비웠다. 아름다운 가게에 보낼 박스도 세 박스 정리해두었다. 워낙 사두고 깨끗한 채로 입지 않고 쓰지 않는 물건들 투성이라 기부하는 게 좋다. 헤어롤의 충격으로 다시 한번 신중하게 물건을 사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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