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하나님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힘

by 루달리

아이의 미국 입시는 아직 진행중이다.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일년 중 단 하루의 시험으로 대학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회를 자신이 스스로 찾아 일궈내야 하며,

GPA(내신성적)을 위해 원한다면 선생님께 여러번 요청하여 테스트를 볼 수 있고

여러번의 기회를 통해 SAT(수능) 성적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이 얼마나 희망찬 이야기인가?

하지만, 이 희망찬 이야기가 단 하루, 하나의 성적으로 줄세우는 것에 비해

얼마나 다방면의 치열한 노력이 필요한지는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

이 사실을 아이가 미국 입시 전쟁을 치루는 과정을 지켜보며 알게 되었다.


아이는 책을 좋아한다.

초등학교때까지 생일, 크리스마스, 어린이날 등 선물을 해 주어야 할 때면

무조건 책을 선물해 주었고 다행이 이에대한 떼도 쓰지 않고 불만도 없었다.

아이가 다닌 중학교는 권장도서 50권과 진로도서 50권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하는 학교였다.

아이는 착실하게 책을 읽고 100권의 독후감을 써 졸업식날 독서인증명패를 받았다.

고2때 미국에 가기 전까지는 지필평가 기간에 읽고싶은 책을 도서관에 가서 잔뜩 빌려왔다.

그러면 나는 "시험기간에는 책 읽는건 좀 아니지 않니?"하고 말하고 했다.

시험이 끝나면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겨 좋아했다.


그런데,

대학 지원 에세이를 쓰면서 아이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글에 대한 문해력이 떨어지고

사고의 깊이가 제한적이며

글을 어렵고 화려하게만 쓰려할 뿐

간결하지 않고 논리가 비약하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아이는 이런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는게 쉽지 않았던것 같다.

어찌보면 평생 잘한다는 소리만 듣고 자란 아이는 부족한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기 쉽지 않은 듯 했다.

아이는 스스로 자신을 넘어서야만 했다.


스스로 넘어서지 못하면 대학입시도 실패하지만

이 과정을 통한 배움조차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입시를 떠나 실패가 그냥 실패로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아이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점점 더 불통이 되어가는 것만 같았다.

심지어 아이가 잘못될까 걱정까지 되었다.


"얘가.. 왜 이럴까?, 이 수준이라는걸 미리 알았다면 미국에 보내지 않았을텐데..."


전화너머에는

자신감 없는 낮은 목소리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에 펑펑우는 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위한 일이라며

"기회가 있을때 최선을 다해야 해"

"문이 닫히고 나면 기회조차 날아가버려"

"기회가 있다는건 좋은거야."

"문이 닫히기전에 슬라이딩이라고 해야지."


나는 아이가 해야할 일에 집중하도록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중요한건 멘탈을 놓지 않는거야."

그러면 마음을 잡고.. "엄마, 나 이제 뭐 하러 가야해~~" 하며 전화를 종료하곤 했다.


내 맘같지 않은 아이를 지켜만 봐야 하는 부모


차라리 내가 쓰고 싶은 에세이

그러나 절대 그럴 수 없는 에세이

왜 마지막까지 밀고가는 힘이 부족한지 이해되지 않는 나

내 아이는 다를 줄 알았는데 또래 아이들과 같다고 인정해야 하는 나


입시는 아이도 부모도 쉽지 않다.

SAT, 듀오링고 시험 점수 업데이트를 위해 틈틈히 공부해야 했고

끊임없이 에세이를 쓰고 또 고쳐쓰고 해야 한다.


그러다 새벽이 되면 학교갈 준비를 한다.

시험준비, 프로젝트, 발표준비를 하고

잠을 잘 수가 없다.


더욱이...

지원한 대학마다 전형이 다르고 요구조건이 다르고

수시로 이메일을 체크하고 그에 응답하고

기한을 놓치면 안되는 하루하루들이다.


혹여나 실수가 일어나면

잘못 제출한 내용에 대한 이메일을 발송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확인하고

업데이트 상황을 체크하며

걱정하는 날들이다.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한다.

기회의 땅이라고 하는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기회라는 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힘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오늘 목사님 설교말씀에

모세는 이집트 왕자로 살아 혈기가 왕성하였다.

그러다 이스라엘 동족이 이집트 사람에게 맞는 것을 보고 이집트 사람를 죽였다.

그 일로 모세는 이집트를 떠나 광야로 도망갔다.

광야에서 가축들과 40년을 살며 인간의 말조차 잃어버릴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저는 말이 어눌한 사람입니다." 라는 고백이 있을때

하나님께서는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땅을 나가 가나안으로 가라"고 명령하셨다.


내가 내 힘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가 아니라

나의 강함이 모두 사라지고

약함만 남아 있을때

그때가 하나님이 일하시는 때라고 말씀하셨다.


내 아이가 바로 그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강함이 모두 사라지고

오로지 약함만 드러나는 지금이

하나님이 일하실 수 있는 때라는 말씀이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 깨닫게 된 기회!!

아이에게 강조했던 기회!!


하나님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힘. 이것이 기회이다.


writed by 202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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