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행하듯

여행 보단 극기체험에 가까웠던 보라카이

필리핀 보라카이

by 어디가꼬

쉽게 생각했던 필리핀 보라카이


첫번째 자유여행이었던 베트남 다낭의 성공적인 자유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한동안 해외 여행에 폭 빠져 지금까지 여행 중독자가 되었다


모든 여행이 소중하고 매 순간이 잊을 수 없는 추억이지만

특히 처음으로 대가족이 함께 했던 필리핀의 보라카이 여행은 더욱 그랬다.


출산과 육아로 한동안 여행을 가지 못한 탓일까? 나는 아이가 돌이 갓 지나 땅에 두발을 디디고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여행을 준비했다. 이번 여행에는 허리수술을 앞두고 있는 어머니와 누나까지 동행했다.

고질병인 허리 척추전방전위증 이라는 병명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던 어머니가 그동안 고민하던

허리수술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나는 어머니가 걱정된다며 같이 따라 나서면서

대가족의 험난한 여행에 동참했다.


이번 여행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보라카이까지는 부산에서 출발하는 직항이 없어

ktx를 타고 서울역을 경유해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갔다

그래서 꼭두새벽부터 온가족이 설쳤다.


인천을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의 칼리보 공항에 도착해서도

미리 준비한 공항 픽업 차량으로 다시 2시간을 달려

보라카이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한 '카티클란' 선착장에 도착했다.

선착장에서 다시 트라이시클 타고 우리가 예약한 리조트로 이동했고

리조트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로비로 로비에서 다시 셔틀을 타고

우리 숙소까지 가야하는 돌이 막 지난 아이와 허리가 불편해서 등받이가 없이는

앉아 있거나 오래 서있기도 불편한 어머니가 감당하기에는 힘들고 무더운 여정이었다.


게다가

쌀에도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어

햇반부터 시작해서 모든 음식을 집에서부터 직접 공수했고,

혹시 '물갈이'라도 할까 봐 물까지 캐리어에 하나 가득 담고 가야 했던 극한의 여행이었다.


새벽 4시30부터 시작되어 밤 12시까지 장작 17시간이 넘는

대장정 이었다. 첫날 일정이 모두 끝나고 숙소에 도착해서 우리는 모두 큰 한숨을 쉬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숙면에 들어갔다



첫 째날 아침.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화로운 아침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이제 진짜 여행의 시작이다는 생각으로 하나 둘 눈을 뜨고 보라카이의 아침 햇살을 맞았다

아침 조식 먹을 생각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옷을 챙겨 입고 준비를 했다.


워낙 커다란 대형 리조트라

식당, 로비, 수영장 같은 건물 간의 이동은

모두 셔틀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열대우림을 상징인 코코넛 나무 사이로 비취는

아침 햇살이 너무나 따사롭고, 반갑게 지져귀는 이름모를 새들의

합창으로 우리는 조식장소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가면서도 제일 큰 화두는 역시 어제 있언던 엄청났던 여정이었고

모든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오랫동안 우리는 어떻게 거기까지 갔을까?라는

이야기로 꽃을 피우곤 했다


모르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사실 해외 여행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고

모르기 때문에 나를 따라 나섰다.

지금 같으면 돈을 주고 가자고 졸라도

절대로 가지 않았을 여행지 였다.

그만큼 보라카이는 동남아 여행 중에서도 가는 여정이 험난했다


힘들었지만 너무나 아름다웠던 화이트 비치


사람들의 입소문이 많이 나 있던 세계적인 휴양지 보라카이

오는 여정이 이렇게 힘든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보라카이에서도 가장 유명한

화이트 비치로 향했다

그곳은 아름다운 해변 뿐 아니라 상점과 쇼핑 센터가 해변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보라가티 최대 관광스팟이었다.


바로 셔틀 버스를 타고 리조트 입구로 가서

다시 바이시클을 타고 15분정도 떨어진 화이트 비치에 도착했다


우리는 멀리서 바다가 살짝살짝 보일 때부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와~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카리스웨터 같이 푸르고 투명한 애매랄드빛 아름다운 바다와 3킬로미터에 이르는

하얗고 부드러운 백사장이 한눈에 펼쳐졌다

살면서 지금까지 본 바다 중에 단연 1등이었다

바다가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한동안 넋을 읽고 바라봤다

우리는 점심으로 미리 검색해온 맛집을 찾아 다녔다

화이트 비치는 애메랄드빛 바다와 새하얀 모래 길게 뻗은 야자수 옆으로 인도와 각족 식당가 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실 우리는 14게월된 어린 아이와의 동행이라

여행하는 동안 휴대용 유모차를 끌고 다녔는데 세계적인 관광지 답지 않게

상가앞 인도는 바닥이 울퉁불퉁하고, 모래에 바퀴가 빠지는 일도 있어

유모차를 끌기에는 많이 불편했다.


걷는 동안 여기가 한국인가? 싶을 정도로 알록달록한 원피스를 차려입은 한국 여성들이

많이 보였다. 마치 아름다운 해변에서 인증샷이라도 찍으려는 듯 보였다.

우리는 처음에는 인터넷에 검색된 가성비 좋은 로컬 식당을 찾아 다녔지만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비싸더라도 냉방 시설이 갖추어진 고급 레스토랑만 찾다 보니

가젹적인 면에서는 우리나라랑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걷다 보니 화이트 비치의 가장 중심가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유명한 해난 계열의 리조트가 여러개

보였는데, 한국에서 지인의 추천으로 비치쪽에는 한국사람이 너무 많고 아침 저녁으로 시끄럽다는 평이 있어서 15분 정도 떨어진 한적한 대형 리조트를 예약했는데, 고급식당가가 몰려 있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비치를 하루종일 즐길 수 있는 화이트 비치 쪽 숙소가 단연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질 무렵이 되자 갑자기 하늘은 붉은 보랏빛으로 물들어 갔다. 갑자기 어디선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모두 더운 낮 시간을 피해 해지는 노을을 구경하러 나온 사람들이었다. 이곳의 또하나의 스팟은 길게 쭉쭉 뻗은 야자수 나무 사이로 보이는 썬셋과 바다 그리고 보라카이의 명물 무동력 돛단배 였다. 지금도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 마셨던 필리핀의 대표맥주 산미구엘이 생각나곤 한다

몰라서 용감했던 호핑 투어


화이트 비치에는 해가 질 무렵이 되면 또 하나의 명물이 손님을 기다린다

바로 파란색 돛을 단 '세일링 보트투어'

천혜의 자연 환경을 지키기 위해 화이트 비치에는 무동력 돛단배로만 투어를 하는데

이곳에서 보트를 타고 바다위에서 썬셋을 보기 위해 미리 예약하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무동력 돛단배를 한 번 타봤다는 장점 이외에는 특별한 점은 없었다

차라리 바다위에서 보는 썬셋보다 해변에서 야자수와 어울어진 썬셋이 훨씬 더

아름다웠다

문제는 바로 호핑투어 였다.

가기전 검색에선 호핑투너는 현지에서 예매하면 훨씬 저렴하다는 평이 있어

한국에서 예매를 하지 않고 왔다. 사실 섬투어가 꼭 필요할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화이트 해변을 걷는 내내 호핑투어를 홍보하는 현지인을 수십명을 만난것 같다

저마다 가격도 다양했다. 비치쪽 상점에는 한국 여행사가 운영하는 호핑투어도 있는데

가격이 두세배는 차이가 났던 것 같다.

우리는 가족들만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다는 현지 호객꾼의 호객에 넘어가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덜컹 현지인과 호핑투어를 예약했다.

투어를 시작하기 위해 다음날 약속장소에서 만난

현지인은 우리를 데리고 한적한 해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현지 재래 시장에 들려 검은 봉다리에 손질된 생닭과 생쌀도 샀다

우리가 먹을 점섬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한눈에 봐도 위생적이지 않아 보였다


해변에는 여러대의 현지 어선이 보였다

그중에 낡고 작은 한 어선에서 우리를 태웠다

그렇게 현지 가이드와 배의 주인으로 보이는 어선 운전사가 운전하는 배를 타고

바다로 향했다.


바람을 가르며 배를 타고 30분 정도 달리다가 첫 번째로 배를 세운 곳은

멀리서 육지가 보이는 얕은 바다 한복판이었다.

배주인은 배안에서 낡고 오래된 스노클링 장비를 꺼내 바닷물에 헹구더니 우리에게

내밀었다. 이곳에서 아마도 스노클링 하라는 것 같았다

오래된 낡은 장비는 입에 무는 것 조차 찝찝했고

안전요원이나 아무런 안정장치가 없는 바다에 뛰어드는 것은 무척 위험해 보였다


망설이는 가족들을 대신해서 아내와 나는 신혼여행지에서 한번 경험이 있다며 라이브자켓을 메고 먼저 바다로 들어갔다. 바다는 생각보다 차가웠고 유속은 무척 빨랐다

배에서 점점 멀어지는데 힘으로 아무리 발버둥쳐도 가까워지지 않았고

몸에 힘이 빠져 help me를 외치자 어선 주인이 던져준 밫줄을 잡고 다시 배위로 겨우 올라왔다

생각해보니 정말 위험했던 순간이었다.


점심으로 현지 가이드가 불에 구어온 생닭과 밥도

더운 날씨가 날라다니는 파리가 꼬이는 것을 보고 비위가 상해서

한 숱깔도 먹지 못하고 생으로 쫄쫄 굶었다


여행은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거쳐 끝나갈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그 여행지에 대해 습득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그날 배운 경험으로 안전과 관련된 것은

비싸더라도 꼭 여러가지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처음으로 떠났던 대가족 여행 보라카이

다시 가라면 결코 못 갈 것 같은 험난했던 극한의 여행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살면서 되씹어 볼만한 안주거리가 되었다

나하나만 믿고 별소리 없이 함께 해준 가족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던

가족 여행,


인생사 모든것이 완벽하려면 시작이 어렵듯이

어설프지만 떠나는 것이 바로 여행의 시작이 아닐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캠핑 좋아하는 아들과 호텔 좋아하는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