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듯 살고 싶다
7살 때쯤이었다~~
방에 앉아 tv를 보고 있는데
어머니가 내 왼쪽 눈이 자꾸 한쪽으로 몰린다며
심각하게 바라보셨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병원을 찾았고
그때부터 난 무려 7년 동안이나 안경을 써야만 했다
그냥 평범한 안경이 아니라 '사시'끼를 보호하는 돋보기 같은 보안경이었다
사시는 어릴수록 교정 확률이 높다며 꼭 써야 한다고 했다
내가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어머니의 잔소리는 심해졌다
tv를 볼 때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보라는 어머니와 tv 속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tv 앞에
바짝 붙어 앉아 있는 나와의 사이에서 그리고 집 밖을 나서면 꼭 안경 쓰고 가라는 어머니와
활동적인 성격 탓에 놀다 보면 금세 땀범벅이 되어 자꾸 흘러내리는 안경을 벗고 나가려는
나 사이에서 갈등이 깊어졌다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였다
반에서 안경을 쓴 사람은 나 혼자였다
그것도 돋보기 보안경이라 눈이 뛰어나온 것처럼 커 보였고 자연스레 나에게 쏠리는 눈이
그저 불편하기만 했다
게다가 장난기 많았던 나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부딪쳐서
얼굴에 상처도 늘어갔고, 부러지고 깨지는 안경을 한 달에 서너 개씩은 바꿔야 했다
엄마의 잔소리도 싫었지만 안경을 쓰는 건 더 싫었다
그때부터 나는 등굣길에 안경을 쓰고 집을 나선 후
곧바로 벗어서 가방 제일 구석진 곳에 처박아 두고
하굣길에 다시 꺼내 쓰곤 했다
그렇게 안경과의 불편한 동거는 7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받았던 안과 검진에서
더 이상 보안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드디어 안경을 벗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다
날아다닐 것 같은 홀가분함도 느꼈다
이제 내 나이 50이다
얼마 전부터 눈이 침침하고 가까운 글자가 안 보인다
초점이 흐릿해서 자꾸 눈에 힘을 주게 되고 눈에 피로가 싸이면서 눈가에 주름도 늘어간다
이제 책을 읽을 때도, 스마트폰을 검색할 때도
침침한 눈 때문에 스트레스기 심하다
무엇보다 업무 볼 때 신분증의 이름조차 확인이 어렵다
나는 다시 내 발로 안과를 찾았다
여러 가지 검사를 마친 후, 다행히 백내장이나 녹내장은 진행되지 않는단다
다만 지금 내 눈의 상태는 전형적인 노안이었다
이제 진짜 돋보기를 써야 한다
노안을 부정하고 싶지만
돋보기를 쓰니 너무 잘 보인다
초등학교 때 쓰던 안경을 50이 되어
다시 쓰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
이제 다시 벗을 일은 없겠지~~
하는 마음에 이왕이면 우아하고 고급 진
다초점 안경으로 맞췄다
아직 할아버지처럼 보이긴 싫다
초등학교 6학년 이후 다시 안경을 쓴 내 모습은
영락없는 중년의 아저씨다
늙는 것은 막을 수 없으니
우아하게 늙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