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로 배우는 사회성

축구는 혼자 하는게 아니야

by 어디가꼬


아내의 자유시간

요즘 아내가 많이 힘들어 보인다.

좀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주말을 이용해서 아내에게 자유시간을 주기로 했다

"여보 주말에 친구들 만나서 맛있는거 먹고 수다좀 떨다와"


아내는 주로 자유시간을 주면 그동안 바빠서 못 만난 친구를 만나러 간다.

유일한 취미가 여자들끼리 모여 수다 떠는 것이니

무척 행복해하며 아침부터 부산하게

화장을 하고, 입을 옷을 고르며 집을 나섰다.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평소에 자유시간을 좀 자주 줄걸 그랬나 싶다


아들과 둘만의 시간

모처럼 아들과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아들과 함께 아침을 챙겨 먹고,

둘이서 탕에 물을 받아 같이 비누거품을 풀어 목욕을 하고난후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 뭐하고 싶어?".

"아빠랑 같이 축구하고 싶어"

오랜만에 아파트 미니 축구장으로 향했다. 아들과 먼저가서 놀고 있으니 또래 아이 하나가 엄머손을 붙잡고 축구장으로 온다. 둘이 곧잘 어울려 논다. 알고 보니 같은 축구클럽에 다니는 아이다. 잘 됐다 싶었다. 덕분에 나도 오랫만에 아이들이 노는 축구장 주변을 뛰었다.

그 동안 못했던 운동도 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같이 온 엄마가 여기저기 전화를 하더니 순식간에 같은 축구클럽에 다니는 아이들 여러명이 모였다. 아이들과 같이 나타난 부모들은 서로 익숙한듯 벤치에 앉아 편을 나눠주고, 축구경기를 시켰다. 물론 우리 아이도 함께 했다


갑자기 축구시합

나는 축구장 주변을 돌면서 한번씩 아들이 다치지 않고 잘 노는지 확인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노는 것이 좀 이상했다. 한 아이가 혼자만 계속 드리볼을 한다. 그러다 친한 아이 한 명에게만 패스를 하고, 다른 아이들에게는 패스를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패스를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화를 내기도 하고, 같은 편인데도 공을 억지로 뺏기도 한다.

더 이상한 건 그런 아이를 부모들은 계속 칭찬하기 바쁘다.


같이 축구를 하는 아이들은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몇몇 아이들은 축구에 흥미를 잃었는지 경기 도중 골대 그물을 만지작거리거나 축구장 주변을 배회하기도 했다. 그래도 아들은 축구가 다 끝날 때까지 축구장 안에서 나오지 않고 아이들이랑 함께 놀았다.

아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물었다.

"축구는 재밌었어?"

아들이 참았던 속내를 이야기한다.

"OO이 때문에 짜증이 났어, 그래도 축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팀이 중요한 거니까 참았어"


축구와 사회성

"OO이는 어떤 아이야?"

알고보니 OO는 다니는 축구클럽에서 축구를 잘한다고, 다른아이들 사이에서 굴림히는 것 같아 보였다. 아직 축구실력이 좀 부족한 아들이 아이들의 관심을 다른곳으로 돌려 함께 놀고 싶어서들고 간 포켓몬카드를 억지로 뺏는가 하면, 아들에게 카드를 빌려 OO에게 주는 다른 아이도 있었다.


자신의 물건을 뺏기든, 빌려줬는데 못 받았든 정당하지 못한일이다

아들에게 바르게 가르치고 싶었다. 부당한 일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축구클럽에 이야기해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아이 혼자 해결할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은 어린 아이들 축구지도를 하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고 버거워 보였다.

아직 어린 7살 짜리 아이들의 놀이에서도 권력과 서열이 느껴졌고, 그 뒤에는 이를 부축이는 그릇된 부모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를 방관하는 어른들도 한 몫을 했다.


일부 연락처를 아는 부모에게는 직접 연락을 해서 사과도 받고, 카드도 돌려 받았지만

나머지는 아이는 부모 연락처를 물어도 모른다고 일관했고, 아이에게 볼때마다 카드를 달라고 말해보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들이 최근에 축구클럽에 다녀오는 날, 심하게 짜증 내는 날이 많았는데 그 때문인가 싶었다.

그래도 혼자 자라는 아들은 친구들과 노는 게 재밌단다. 그래서 짜증이 나도 참고 아이들과 싸우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아들은 아이들과 놀면서 생기는 갈등을 혼자 슬기롭게 대처하며 사회성을 배우고 있었다.

그런 아들이 자랑스럽고 대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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