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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Aug 11. 2018

나는 부려먹기 좋은 '호구'다

친한 척하면서 이용하려는 사람들.

1.

 Q:우리 가족 아니야?

 A:


나는 첫째다. 어머니 아버지 둘 다 첫째 사이에서 첫째로 태어났다. 부담을 안 가지려야 안 가질 수 없는 위치에서 내 짧은 평생을 살아왔고 살고 있고 살아갈 것이다. 서럽지만 이 이야기는 눈물을 머금고 잠시 덮어두고.

친척동생들은 아직 어린아이들도 있기에 때문에 날 참고자료로써는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들의 부모님들은 다르다.

내가 비록 좋은 대학교를 간 건 아니지만 가장 처음 입시를 겪고 취업준비과정도 먼저 겪을 것이기에 친척 어른들이 나에게 흥미를 가지는 건 당연하다. 다들 은연히, 예의 바르고 자연스럽게 그런 걸 물어보는 와중에 솔직하게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숙모가 내게 한 분 계신다.

지금까지의 나는 잊어라!
그 분과 이야기를 할 때면 나는 그분의 조카가 아니라 ‘어디서 얻기 힘든 귀중한 참고자료’,’ 수학 성적 올리기’, 또는 ’ 사춘기 딸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가까이 있는 젊은이’…. 음 그러니까 정보 덩어리+본인이 못 채워준 딸의 심리적 무언가를 채워줄 누군가로 다시 태어난다.

아아....

부담도 부담이지만 너무 대놓고 이러니까 존경스럽다. 사람이 아니라 뭔가 로봇이 된 기분이다. 어렸을 때도 아니고, 이젠 그 동생과 친하지도 않은데 굳이 나더러 사진을 보내라, 보냈냐(확인하신다), 어떻게든 친해져라.

이 분은 평소에 나에게 나이 들어 보인다 같은 악담을 대놓고 하면서 즐거워하는데 어떻게든 얻으려는 것은 얻으려는 모습을 숨기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본을 좀 받아야겠다.



2.

 Q:난 너랑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A:

친한 사람에게 전부 그딴 대우를 하나요?

내가 좋아서 나의 친구인 것이 아니라, 단순히 내가 주는 어떤 이익때문에 나의 친구인 척했던 아이들이 있다.

이 이익은 돈이나 먹을 것 같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것들이다. 예를 들면 감정 쓰레기통, 친구들끼리의 정치질, 자신의 위상 올리기 등.
친구는 유희왕 카드처럼 사용 할 때를 노리고 가지고 있다가 발동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지금까지 딱 2,3명 그랬었지만) 내가 몇 년 동안 본인 때문에 참아온 화를 낼 때의 반응이다. 풀 죽은 목소리로 사과가 아닌 두려운 목소리로 “그럼 인연 끊자는 거야….?”

미안한 것보다 나라는 사람을 잃을 것이 훨씬 두려웠던 친구들.

 그런 친구들은 뒤에서는 나와 친한 척을 하며 다른 애들에게 신임을 얻었고 앞에서 나에게는 함부로 대했다. 당시 내 성격이 좀 특이해서 친해 보이면 본인도 뭔가 있어 보일 줄 알았나 보다.


이렇듯 가까운 사람들에게서도 ‘용도’의 가치로 평가될 때가 있다.

이 말이 너무 냉정한가? 친하면 이런저런 거 원할 수도 있잖아? 핵심은 서로 친한 것인지 한쪽의 일방적인 친함(착각) 인지다.

우리들은 생각보다 본능적이다.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지 이익이나 손해로 보는지는 잘 안다. 만약 전자인데 내가 타인을 후자로 오해했다? 그렇다면 그 타인 탓이다. 제대로 표현을 해야지 그건. ‘내 나름대로의 호의의 표현이다?’

그 말은" 네가 만만해서 지랄했지만 딱히 미움받고 싶진 않고 넌 날 미워할 수 없어!"로 들린다.

조심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앞으로 더 많으면 많았지 적어지진 않을 것이다.

친하지 않으면  서로를 손익으로 계산하는 관계들이 많겠지. 사회에 나갈수록. 그건 당연하다.

친한 척하면서 혹은 친하다는 이유를 내세우면서 정작 내 배려는 하지 않고 나를 보지 않는 사람들. 그대들이 나에게 원하는 그런 ‘기능’만 따지자면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은 세상에 많다. 나보다도 훌륭한 사람들이 훨씬 많으니 나한테 욕 한 바가지 얻어먹기 전에 부디 날 떠나가서 다른 사람을 찾기를.  만약 그게 귀찮아서 계속 내 주변에 남아 있으면서 콩고물이 떨어지길 바란다면,

돈을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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