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변덕이었을까? 나는 트위터에서 항상 지켜보기만 했던 분께 갑작스러운 고민상담을 했다.
그분은 외국에서(추정) 음악학원에서 일하시는 것 같았는데, 음악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실례를 무릅쓰고 말을 걸었다.
제가 원래 악기를 10년 동안 했는데, 자취, 타지 생활하면서 악기나 연주와는 담을 쌓았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리움은 갖고 있어요. 현재 악기가 없고 연주도 못 하는 사람이 음악과의 연을 계속 잇기 위한 조언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러면, 악보를 구하셔서 좋아하시는 음악을 들으면서 악보를 보는, 듣기 훈련을 하시는 건 어때요? 그러면 언젠가는 악기와 연주에 꼭 닿으실 거라고 믿어요!
예전에 그렸던 손그림. 원래는 손그림을 올리려고 했으나 글의 주제에 알맞게 컴퓨터로, 타블렛으로 채색하도록 하겠다.
사실 몇 년 전에 대학에서 바이올린으로 합주부에 들어갔는데, 너무 무섭고 하기 싫어서 나왔다. 저 답변을 들으니 두 가지 원인이 확실히 떠올랐다.
1. 누군가와 합주할 정도의 정신상태가 아니었다. 당시에 우울증이 너무 심했다.(정신상태 일정하지 않음)
2. 악보를 오랜만에 봐서 너무 어려운데 합주라서 다들 빨리 나간 바람에 질려버렸다.(잘 못해서 질림)
이번에도 선을 따 왔다. 원래 검은색이어야하는데 잘 못 선택해서 이 색이 되었다. 뭐, 괜찮습니다. 바꾸면 되죠. 그게 디지털의 장점 아니겠습니까.
자신을 위해서도 주변 사람을 위해서도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취미는 중요하다.
취미는 다들 흥미와 돈이 기반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흥미는 건강하고 단단한 정신상태가 기반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때 꼭 주제가 ‘얘는 싫다’, ‘걔는 이번에 뭐 해서 잘 됐더라, 못 됐더라’같이 가십거리만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런 사람은 그게 자신의 흥미이다. 남의 나쁜 점, 열등감이 흥미이다. 그런 사람들은 취미가 보통 잘 없다. 그리고 혼자서 뭔가를 하는 걸 너무 힘들어한다.
취미는, 남들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할지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팔레트는 pinterest에서 color palette라고 검색해서 참고한다. 요즘은 파스텔의 침착한 톤이 좋다.
두 번째, 이게 가장 중요한데. 취미와 특기는 다르다. 취미는 못 할 수 있다.
(특기는 잘하는 거) 취미라고 해도 처음 하는 영역이라서 못 하고 잘하기 위한 괴로운 시간이 필수적이다. 이를 버텨야, 할만해져야 즐기면서 할 수 있다. 취미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취미에도 해당된다! 취미에 연습시간씩이나 써야 한다는 생각에 그만둔 적이 다들 있겠지요.
하지만 하고 싶은 만큼만 잘하면 되는 게 취미의 좋은 점.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다.
선 색을 바꾸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떤 색으로 바꿔야 자연스럽게 예뻐지는지는 모른다.
나는 공대생이다. 그래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같은 디자인 툴은 유튜브나 전공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독학했다. 예전에 용돈을 모아서 8만 원짜리 가장 기본적인 태블릿을 샀다. 당시 대학생이던 나에게 8만 원은 거금이었고 이것만 있으면 내 그림을 정말 화려하게 완성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니었다!
레이어 키는 방법부터, 레이어의 모드는 뭐 이리 많은지, 기능에 대해서 조금씩 익숙해지려고 하면 이젠 손이 전혀 따라주지 않았다. 그렇게 나의 타블렛은 2년 정도 구석에서 나오지 못했다.
창 안은 밤이고 창 밖은 맑은 낮입니다.
그러다가 요즘, 마음은 편치 않지만 시간은 많기에 다시 켰다. 하다 보니 재미있었냐면... 아니다.
그러나 나는 2년 전의 개고생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이게 할만해지려면 적어도 1주 많으면 몇 달의 시간이 괴로워짐을 알았다. 그걸 각오하고 유튜브나 인터넷에 하다가 막히는 거 하나씩 검색했다. 내가 모르는 용어라서 검색해도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알고리즘에 의해 타고 타고 넘어가면 나오더라. 그리고 나는 "이 정도면 만족하지!" 하는 퀄리티에서 더 이상 나가고 있지 않다.
지금은 이 정도의 그림만 그리려고 한다. 이 정도는 즐겁게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언젠가 이게 심심해지면 더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또 나는 몇 주간의 공부를 할 것이다.
창이기 때문에 벽돌 텍스쳐를 줬으나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나도 가십거리를 좋아한다. 얼마나 재밌는가. 다만,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면 나만 힘들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영역이든 흥미가 있는 건 좋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정도로 실행하지 않는다면..) 흥미가 없고 자극이 없는 게 무섭다. 흥미가 없는 삶은 느린 자살과 같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