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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좋은 사람'을 버릴 것.

심리상담 쓰고 그림 20-휴식

by 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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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담의 주된 내용은 '분리'였습니다. 앞에 20-휴식이라는 소제목이 있었지만 한 편이 더 올라오고, 잠깐 쉴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굉장히 타인과 나를, 쉼과 일을, 시간과 장소를 잘 분리하고 구분했습니다. 그래서 남의 힘든 얘기를 들어도 그때만 같이 힘들 뿐 뒤돌아서 제 할 일을 했고요.

그러나 취업준비를 하면서 쉼과 일(그것도 급여가 없지만 급여가 있는 일을 위해 공짜로 해야 하는 일이라는 모순적인 존재)의 경계가 무너졌습니다. 늘 쉬던 카페나 침대에서 노트북을 붙잡고 있었고 공부를 하는 책상에서는 엎드려서 잠을 자곤 했습니다. 저와 타인에 대한 분리 또한 되지 않았고요.

다음 편에 할 얘기를 조금 스포 하자면, 저는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잘 들어주는 사람, 싫은 내색 안 하는 사람, 뭐 이런 역할로요. 그러나 그것이 저를 공격하고 있음을 느꼈고, 이젠 어쩌면 뒤에서 욕을 먹어가고 있겠지만 당분간은 저만을 위해 살려고 합니다. 약속은 취소를 했고, 제 나름의 사정을 얘기할 수 있는 곳까지 얘기했습니다. 이해해주는 친구도 있었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제게 필요한 건, 고립이니까요.


기꺼이 '좋은 사람'을 버릴 것. 그 역할이 나를 옥죄인다면 더더욱 기꺼이.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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