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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Sep 06. 2020

 아무도 나를 구해주지 않을 때,<내 인생 구하기>

책수다 자기계발서 1편- <내 인생 구하기>


개리 비숍. <시작의 기술>로 유명한 저자다. 정확한 정체는 글을 적는 나도 모른다. 서평이라면 먼저 개리 비숍의 전작과 더불어 이력을 소개하겠지만 여기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곳이니까 넘어가겠다. 

죄송합니다! (https://brunch.co.kr/@ruddb1155/452)->여기서 시작된 글이다.

하지만 ‘팩트 폭행 장인’인 것만은 틀림없다! 어느 정도냐면, 최근에 친 OPIC(영어 말하기 시험)에서 돌발 질문으로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2권의 책을 나에게 설명해주고 그 둘의 차이점을 설명해줘”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때 두권 중 한 권으로 <시작의 기술>을 뽑을 정도였다. 팩트가 있어야만 실행할 수 있는 우리들을 위한 책이라며 아무 말을 했다. (다른 한 권은 데미안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두 번째 책, <내 인생 구하기>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이런 서적은 저자가 이미 뛰어난 사람이거나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도 읽기 전부터 각도기로 재면 딱 30도 정도 나올 삐딱함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던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연금술사>도 이 책도 저자가 인간에게 주는 무한한 애정과 애틋함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시작의 기술보다 조금 더 유해졌다. 그렇기에 요즘 멘털이 약해졌다면 이 책을 먼저 읽기를 권한다. (둘 중 한권만 읽어도 어차피 두권다 읽게 될 것입니다! 왜냐면 개리 비숍의 책을 읽는 순간 우린 이 작가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어요!) 이 책은 말 그래도 누군가의 인생을 구해주기 위한 책이다.

실행 촉구보다는, 위로에 가깝다. “정신 차려!”라는 말을 하고 있기는 한데,  ‘그 무기력증과 우울의 늪으로 빠지지 마 제발!’ 같은 느낌이다. 나는 지금까지 3,4번의 심리상담을 들었는데, 그중 두 번째 상담 선생님의 상담법과 비슷했다. 아닌가? 그때의 내 상황과 책을 읽던 때의 상황이 90% 정도 일치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겠다. 내 심리 상황이라 함은, 

나는 왜 이렇지?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 거야, 나는 평생 이런 일만 일어날 것이고 이 상황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할 거야. 

라는 생각에 지배되었던 경우다. 음, ‘트라우마’에 갇혀서 못 빠져나오는 상황이다.

이럴 때는 말도 안 되는 생각에 빠져서 못 나올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를 공격하기 위해 있다, 는 착각 말이다. 이런 착각에 내 상담 선생님은 어이없어하며 이렇게 말했다.

“철경 씨, 그럴 리가 없잖아요. 잘 생각해봐요. 정말 모든 일이 그랬어요?”

물론 아니다. 문제는 내가 그렇게 건전한 생각을 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그건 아니야. 잘 봐!"라고 말해줘야 한다. 혼자서는 절대로 헤어 나오지 못한다.

현재와 순간의 중요성.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서랍에 있던 엽서를 꺼내서 책상에 붙였다. 공용 책상 중 내 칸에는 선물 받은 잡지와 책, 내가 읽고 싶었던 책, 그리고 풀어야 하는 문제집들로 이루어져 있다. 정말, 누가 봐도 내 책상이다. 언제까지 여기서 살 지 모르겠지만, 결국 현재 나는 여기를 사니까. 내 현재와 지금 이 순간을 조금씩 꾸미기로 했다. (물론 처음에는 정도를 잘못 설정해서 지출이 많이 나가곤 했다. 단기 알바도 뛸 수 없는 상황이니 조심할 수밖에..)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 걸까?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은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고 싶다. 그러나 벗어나려면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만 했다. 아무도 날 데려다주지 못한다. 시간만이 해결해준다지만, 그것도 조금씩 내가 방향을 비틀 때에만 가능하다.

사실, 우리도 안다. 우리 인생에는 너무 많은 외부 요인이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것. 요즘 가장 잘 느끼고 있다. (설마 2020년에 전염병으로 집에 갇히게 될 줄은…) 나의 노력과 능력만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도 많다. 아니, 그런 문제들뿐이다. 그 문제가 일어났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달래느냐는 우리가 할 수 있다. 


 나는 별로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다. “괜찮아! 잘될 거야!”같은 말은 스스로에게 못 한다. 다만, “아, 지금 상처 받았구나. 무력하는구나”라는 것을 알아챈다. 맛있는 커피를 한잔 사 먹거나, 좋아하는 사진을 보거나, 글 쓰고 그림을 그린다. 아니면 만약 "이 일로 상심해서 오늘 하루 하려던 일을 미루면 내일 더 우울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오늘 할 일을 미루지 않고 대충이라도 한다. 이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니까.

마음에 안 드는 사람에게 마음에 안 드는 말을 들었을 때도, “뭐야? 지금 내가 이렇다고 비꼬는 거야?”라면서 (아마 99% 사실일) 말 넘어의 못된 의도를 파악하는 건 선택하지 않는다. “허허, 이게 나쁘게 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솔한 친구로군”을 선택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지만, 이게 의외로 큰 효과를 발휘한다. 물론, 할 때는 모른다. 시간이 지나고 문득, 내 삶이 꽤 달라졌음을 깨달았을 때, 그 작은 몸부림이 나를 여기로 데려다주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책에서 구체적인 방향을 알려주진 않는다. 다만,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 예를 들면 온 우주가 나를 싫어한다거나 어차피 내 일은 다 안 될 일이라거나, 그런 착각이 착각이라는 것을 다시 일깨워준다. 우리는 그냥 우리의 삶을 사는 하나의 사람. 발걸음이 가벼워지면 어디든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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