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 만들기는 알람이 짱이지!
앞의 글에서 자신의 패턴을 위해서 지출 내역을 확인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자신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지표를 찾아보자는 말도 했다. 참고로 나는 떡볶이 지수가 있으며 어제 새벽에 떡볶이를 시켜 먹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나는 많은 것을 미리 감당했고 (분명 다 못 먹고, 배가 아플 것이고, 돈이 갑자기 나가서 이번 주는 카페에 못 갈 것.) 억지로 많이 먹지 않았다. 그리고, 정말 무엇이든 필요했다. 잠을 못 잘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결국 얕은 잠을 잤고. 어쨌든, 내가 이렇게 바뀔 수 있었던 건, 떡볶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억지로라도 패턴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바로, 알람을 맞추기다.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패턴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 알 것이다. 나만해도 이 답 없는 취업준비 생활, 심지어 가족과 떨어져 사는 이 상황에서 패턴만이 날 살렸다고 생각한다.
패턴을 위한 두 번째 내 나름의 알람 맞추기 룰은 다음과 같다.
지출 내역을 정리할 시간을 정해놓고, 예를 들어 9시에 알람으로 제목은 ‘지출 확인’으로 울리게 하는 것이다. 이 알람을 못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스마트폰의 노예일 테니까요…. 저도... 여러분도…
알람의 경우 세 가지 경우가 있다. 1. 알람을 보고 끄고 하지 않을 경우 2. 알람을 보고 끄고 하는 경우 3. 알람 울리기 전에 하고 하면서 알람을 끄는 경우
우리의 목표는 1에서 3으로 가는 것!
우린 1에서 시작한다. 해봤자 안 하는데 뭘, 이라면서 알람 설정 자체를 없애버리면 안 된다. 안 해도 좋고 시작하는데 몇 달이 걸려도 좋으니 알람만은 켜놓자. 9시엔 지출 내역 확인, 이라는 나만의 약속이 익숙해질 것이다.
알람을 보고 그래 해야지 하고 하는 경우다. 내가 알람을 맞춰놓은 일은 다음과 같다.
자기 전 지출 확인 10시 반
산책 오전 7시 반
책 읽기 9시
분리수거 7시-특정 요일
휴대폰 끄기 12시 (보통 알람 울리기 전에 끈다. 아침에 일어나는 알람은 다른 폰으로 대신한다.)
이 경우가 발전되면 나중엔 알람 안 울려도 그냥 알아서 하게 된다.
나의 경우는 분리수거가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이미 해 놓는 일이 되었다. 하지만 혹시 까먹는 일이 있을까 봐 알람을 아직 설정해놓았다.
그리고 알람 설정까지 없앤 일이 있는데 홈트레이닝을 8시에서 9시 사이에 10분 이상 하는 것이다. 3개월 동안 하다 보니 습관이 되어서 이젠 굳이 안 해도 알아서 지켜진다. 못 지킬 때도 있지만 그건 정말 여의치 않을 때, 작정하고 안 하는 거라서 괜찮다.
물론 패턴에 강박이 생기면 더욱 우울이 심해진다. 그 중심선 줄타기가 참 쉽지 않다. 나만 해도, 오늘 몸이 무거우면 내 상태가 안 좋아서 쉬어야 하는지, 그냥 우울감이 심해서 억지로라도 밖에 나가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그럴 때는, 해야 할 일의 크기를 반토막 내서 해본다.
지출 정리라는 알람이 있으면, 정리까지는 못해도 확인만이라도 한다. 홈트 알람이 울리면 땀 흘리는 것 까진 못 해도 스트레칭을 한다. 자소서 제출하기는 만약 마감일일 경우 그냥 엉망으로 써서 내거나, 마감일이 하루라도 남아있으면 이력서만이라도 쓴다. 카페에 가서 하루 종일 공부하기로 했다면 산책만이라도 한다. 이조차도 못 할 경우는 정말 몸이 아픈 것이니 푹 쉬도록 하자.
요즘 약을 바꾸면서 조금 어지럽다. 평소라면 어떻게든 밖에 나가서 활력을 찾았겠지만 코로나 때문에 혹시나 해서 나가지 않으니 더 몸이 쳐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돌을 씹는 것 같지만 밥을 정성스럽게 해 먹고, 분리수거를 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커피를 내린다. 부디 이 발버둥이 나를 삶에 묶어놓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