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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Apr 03. 2022

내 발이 딛는 곳

단정짓지 말고 지금을 살아가기.

나는 불평불만을 하면 지금이, 미래가, 과거가 훨씬 나아지고 바뀔 거라는 착각을 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실제로는  비오는 날을 좋아하지만 그냥 예시) 비가 오는데 이동해야한다.  비오네, 진짜 짜증나네. 신발도 바지도  젖었네. 심지어 우산도 구멍이 조금 났네. 이걸 계속  힘을 다해서 투덜거리는 식이다.  에너지로 얼른 이동해서 옷을 갈아입거나 우산을  써도 되는 목적지에 가야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한가지가  있다. 비가 와서 짜증이 난다는 단정이다. 사실 비는 그리 많이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가 와서 더운 날이 시원해졌을 수도 있다. 일부러 긍정적인 면을 찾는게 아니다. 그런 부분이 나에게도 적용이   있는데 계속 나는 비가 오니까 짜증나,라는 생각만 갖고 열심히  생각만 계속 하고 있다.

그렇게 짜증낸다고 해서 당연하게도 비가 그치진 않는다.



최근에 많은 삶의 변화들이 생겼다. 가장 큰 것은 일단 봄을 즐기게 되었다는 변화다. 꽃이 너무 좋다 뷰티풀!이런 모드는 아니다. 그냥 예전처럼 벚꽃을 보면서 새로운 1년이 시작되고 말았다는 엄청난 불안함과 우울감은 훨씬 덜 느끼고 있다. 꽃이 피었으니 사진을 찍고 있다.

물론,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최근에 아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여전히 생각이 많고 현재에 집중하지 않음을 깨닫곤 했다.

과거에 했던 실수들이나 곧 해야 하는 미래의 일들에 붙잡혀 있기는 매한가지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살면 살아갈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졌다. 나는 결국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야만 했고 지금 이 순간만 살 수 있었다.

요즘 내가 나를 단정짓고 규정짓던 많은 것들이 바뀌거나 달라져서 혼란을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중요하다고 생각한 가치가 막상 그 가치를 두고 선택을 할 경우 생각만큼 중요하지는 않았다.

정말 말 그대로 취업을 하면 일단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고, 일단 한 걸음 내딛었으니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두 달랐다. 관계와 소통을 할 때 있어서도 당연히 잘 할 것이라 믿었던 내 모습은 없었고, 반대로 의외로 잘하거나 적성이 맞는 일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여러 사람들에게 조언도 듣고 혼나기도 하고 부딪히거나 내가 몸통박치기도 하면서, 심호흡을 했다.


단정짓지 말자.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그것만 생각하자.


그 사람들의 생각은 내 억측일 수도 있다. 그들의 입에서 나를 향해 똑바로 나오지 않는 한, 사실로 여길 필요는 없다. 내가 가진 것들이 평생 가지 않는다. 다른 것을 얻을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다. 예상했던 모든 것들은 그 안으로 들어오자 달라졌다. 에세이는 일기처럼 ‘앞으로 이렇게 해야겠다’라고 끝나지 않는다던데. 나는 아직 그게 안되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기에는 한참 멀었다. 그래도 뭐라도 쓰려면 이렇게라도 써야겠지. 지옥을 걷지 않을 발버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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