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게 내 편을 들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오랜만에 무너져 내렸다. 안 운 지 오래되었는데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갑자기 외로워졌기 때문이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한참 지켜보고 나서야 내가 무너지지 않으려고 기를 썼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럴 때마다 내 인생의 진짜 구원자는, 편은 나뿐이라는 생각에 외로워진다. 앞으로의 모든 나날들이 좋을지 안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나날을 보낼지 안 보낼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
나는 내 편이 아니었다. 지금은 되려고 노력 중이다. 모든 일이 있어도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큰 일을 생각하면서 행복해하려는 내 뺨을 때렸다.
정신 차려! 이게 뭐 취직한 것도 아니고, 넌 아직 행복해하면 안 돼.
그래서 남들에게 오히려 더 내 편이 되어달라고 나를 더 비참하게 전시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남들이 동정인지 공감인지 모를 위로를 받으면서, 그 위로만이 나의 편이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우리는 각자의 유일한 편이 되어야 함을 알고 있다. 그래서 뒤늦게 미안하지만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 편인 나를 찾고 있다.
생각해보면 나는 꽤 장하다. 그런데 한 번도 나를 자랑스러워하거나 뿌듯해한 적이 없었다.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30분 이상 근력운동을 했으며, 최근에는 5kg를 감량했다. 그럼에도'어제 일찍 잤으니까 아침 일찍 일어난 거 잘난 거 아니야' '취업 준비하느라 찐 살에 비하면 5kg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러면서 꺾어내곤 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아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운동하고 샤워하고 바로 할 일 시작하는 거 엄청 대단한 거 아니야? 그리고 그 5kg도 어떻게 감량한 건데, 몇 달째 밤에 밥도 안 먹고 닭가슴살만 먹고 배달음식 줄이고 건강하게 먹어서 달성한 거잖아. 심지어 그 과정이 별로 고통스럽지도 않았어. 아마도 고통을 동반한 성과에만 집착했던 건가? 나는 의외로 운동과 식단 조절이 잘 맞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아주 멋있다.
인턴 정규직 전환 실패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실패이자 지우고 싶은 사건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렇게 힘든 기간에 고개 빳빳이 들고 마지막 퇴근을 한 것, 그 이후 무기력과 여러 충동을 이겨내고 지금 다시 달려 나가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 내가 가장 카리스마 넘쳤던 때였다. 심지어 새로운 부분도 공부하면서 나아가고 있다. 나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래서 결과를 받아들이고 싶고, 가능하면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잘 살고 싶고 잘 되고 싶고 잘 지내고 싶다.
진심으로 나의 행복을 빈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편이 되시길 바라면서 짧은 글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