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시간2

by NIL

선택의 시간2 - 계속 연재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서


2025년 여름. 많이 덥다. 올 여름은 정말 참기 어렵게 덥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작년이 더 더웠다 한다. 내 기억에는 작년 여름의 더위가 없다.

비망록을 보면 금년이나 작년이나 여름의 생활은 비슷했다. 바닷가와 계곡을 유람했고

복날에는 보양식을 먹고 시원한 카페를 전전했다.

기억 속에 참기 힘든 더위는 없다. 연관된 사건이 없어서 일까.


그해 봄은 참으로 찬란했다. 그런 봄은 다시 없었다. 미세먼지와 주말 비가 반복되는 그런 봄날 뿐이었다.

누군가는 기상 데이터를 들이대며 나의 기억을 정정하려 하겠지만 그 봄날의 기억만으로 연재를 시작했다.

유난히 찬란했던 봄의 기억도 제대로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그렇게 시작한 연재가 진행될수록 기억의 왜곡은 심해졌다. 쓰지 못할 이야기가 많아졌고, 심지어 재미없어졌다. 충분히 즐겁고 재미있고 소중했던 시간들을 표현하지 못하는 한계랄까. 쓰기 싫어졌다. 다음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내가 기억하는 청춘의 한가로움도 적합한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앞 뒤도 없고, 극적인 사건도 없었다. 옆에 있어서 좋은 친구였고, 마음이 통해서 그리워 했다. 그것을 기록하려 했는데 그것이 신통치 않다. 우리의 재기넘치고 꿈이 있던 시절을 표현할 수 없다.


다음 이야기를 잠시 쉬기로 했다. 2학년의 가을. 서서히 각자의 진로를 찾아가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호흡을 고르고, 진짜 가을에 다시 이어가 보려 한다. 진짜 덥다. 죽은듯이 있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