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오늘은 즐거운 퍼즐 맞추기 시간이다.

아들과 대화하는 방법

by sajagogumi

아침에 일어나 조용히 작은방으로 들어가 인스타그램을 뒤적이고 있었다. 일찍 일어나 나의 공부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였는데 오늘도 인스타그램을 먼저 열어보고 있다. 그 동작을 30분 늦게 깨어난 아들이 멈추게 해주었다.


들어오더니 인사를 하고 옆에 앉는다. 내가 뭘 하는지 살펴보더니 이내 무언가 물어보기 시작한다. 몇 가지 단답형 대답을 해주다가, 내가 좋아하는 '돈'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물어보길래 나도 모르게 내 눈에는 빛이 나오기 시작하고, 내 혀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본주의사회부터 시작해서, 아직도 학교 교육에 '돈 공부'가 빠져있다는 얘기까지 거침없이 내뱉고 있었다. 처음에는 곧잘 리액션이 나오는 것 같더니, 이내 슬그머니 책을 하나 펼쳐든다. 기분이 살짝 나빠져 왔다. 모처럼만에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는데, 녀석은 자기가 질문한 거면서도 딴청을 피우다니.


살짝 뭐라고 했더니 이내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기 시작한다. 아, 이런걸 원한게 아닌데... 토요일은 뭐라도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나도 나름대로 마음속으로 준비를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아침 8시도 되기 전부터 아이를 울려버리고 말았다. 나의 꼰대스러움이란!


아들의 울음이 멈추길 기다려서 왜 울었는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내가 실망했다고 해서 너무 속상했다고 한다. 그런... 단어를 썼던가. 외곡이다. 오해다. 질문을 했으면 누군가가 답을 해줄때 집중해줘야 더 말할 맛이 난다. 등... 꽤 이런저런 달램을 시도했는게 먹혔는지 다시 본인의 입장을 얘기해줬다.


"처음에는 나도 집중을 했단 말이지. 그런데, 아빠가 너무 한꺼번에 많은걸 얘기하니까... "


아하. 그렇구나. 모처럼만에 즐거운 주제가 나와서 나도 모르게 혼자서 주절주절 떠들고 있었구나.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책으로는 꽤 읽었으면서도 정작 대화의 방법을 어기고 있던 것은 바로 나였구나.


이 글을 남기고 있는 와중에 거실에서 아빠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나와서 퍼즐 같이 맞추자고 불러준다. 이 얼마나 고마운 소리인지 모르겠다. 토요일 오전, 오늘은 즐거운 퍼즐 맞추기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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