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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자 Oct 02. 2017

살기 쉬운 방법


 몰랐던 것을 알게될 땐 어쩌면 고통이 따른다. 몰랐던 시절 모르고 했던 생각, 몸짓, 말투, 표정들이 떠오른다. 어쩌면 누군가는 알고 나만 몰랐을 그 무언가에 빚을 지고 여지껏 죄책감도 없이 살아왔다는 느낌. 그리고 이제야 그것을 알아버렸을 때의 감출 수 없는 그 부끄러움. 뜨거움보다 더 한 자책이 그제서야 날 쫓아온다. 그 후에 날 달래는 것이라곤 "다들 그러고 살겠지." 같은 말 따위. 그리고 시간과 망각.

 조금의 변화를 무기로 어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오늘을 살지만 가장 부끄러운 것은 어제 내가 무얼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순간이 오는 것. 그렇게 살기 쉬운 방법을 체득하고 무심해지는 것.

 어제의 내 생각, 몸짓, 말투, 표정과 사람들의 마음이 짐작조차 가지 않을 순간도 올 거란 것. 그것을 경계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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