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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자 Feb 25. 2019

부끄럽습니다만,

붙박인 두 다리. 부끄러워 움직일 수 없다고 하면. 산다는 건 계속 바닥을 쓰는 일이란다. 그래서 부끄럽기도 하지. 두 다리가 동강난 남자가 바닥을 쓸며 기어온다. 그의 주변으로 촌스러운 멜로디가 진득하게 흐른다. 붙박인 두 다리. 경쾌하게 울리는 동전 소리가 그의 몸에 달라붙는다. 부끄럽습니다. 천만에요. 돕고 사는 거죠. 누가 누굴 돕죠. 애초에 당신은 도움 줄 만큼 강한 사람인가요. 그럼 내가 당신에게 건넨 이 돈은 뭐죠. 그건 당신네 붙박인 두 다리 값이지. 부끄럽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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