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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자 Apr 27. 2019

이렇게 너무나 몸이 될 땐,

냄새를 맡아

돌아오는 길 어느 집 담장 냄새를 맡아요
누가 사는지 몰라요 이것이 몸 냄새인가요 기억의 냄새인가요
인도네시아 어떤 마을은 사람이 죽고 나면 오년 이상을 구석에 처박아두고 돈을 모은다는데
우리가 당신을 위해 한 짓이 당신을 냄새나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단 말이죠
사고 파는 물건의 크기가 당신의 크기보다 크단 것이 우리를 얼마나 난처하게 하는 일인지.
우리 몸에선 냄새가 나요 집집마다 올라오는 냄새처럼, 집은 그렇게 아늑한 곳이 아닐 수도 있다고 오늘 나는 생각했어요
당신이 비틀어가는 동안 당신을 위한 물건의 크기는 비대해지니까, 비틀린 것이 박제된 것이라 착각하니 삶이 조금 쉬워지네요

- 작아질수록 맞닿는 냄새


(사진; 영화 라이프오브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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