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자 Jan 06. 2017

마흔 세 번째 잔 - COOL

두 가지 뜻.

cool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멋있는, 서늘한.


우리는 자신이 뱉은 말도 지키는 것이 꽤 어렵다는 것을 알고나면 약속을 하지 않게 된다. 우리가 가장 마주하기 싫은 것은 뱉은 말을 지키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볼 때이다. 그리고 그 연기같은 말에 날카로운 상처를 입는 상대를 볼 때이다. 그래서 우린 무책임한 사람보다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사람을 택한다. 한없이 가볍고 가볍게. 그렇게 굳건하게 약속했던 시절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변해버린 자신을 마주하는 힘겨움보다는 경솔한 사람이 돼가는 자신을 자처하는 힘겨움이 차라리 낫다고 보면서.


경솔한 겁쟁이가 돼가는 우리는 오늘도 '쿨'(COOL)함의 가면을 쓰고 언제든 사라질 준비를 한다. 그렇게 우리는 멋이 아닌 서늘함을 택하는 바보(FOOL)가 된다.

작가의 이전글 마흔 두번 째 잔 -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