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을,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새벽 4시가 조금 넘었을 때, S가 잠결에 울음을 터뜨렸다.
곧 그치겠거니 했지만 울음이 잦아들지 않아, 조용히 방에서 나와 S를 안고 토닥였다. 거실과 부엌을 서성거리며 창밖을 내다보니, 어둠 속에선 가로등과 집의 야외등만이 희미한 빛을 비추고 있었다. 새벽의 고요한 풍경을 바라보다 문득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는 새벽 4시나 5시쯤 일어나 H와 S에게 수유를 해주셨다. 하루를 그렇게 시작하고 나서, 저녁 7시가 되어야 방으로 들어가서 쉬곤 하셨다. 그때 하루하루가 얼마나 길게 느껴졌을까.
오늘 새벽에 일어나 보니, 엄마가 계셨던 덕분에 내가 푹 잘 수 있었음을 이제야 알겠다. 감사해요, 엄마.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어제와 오늘, 아기를 안고 있으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엄마도 저와 동생을 낳고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싶더라고요. 그때는 오빠, 언니, 고모, 삼촌들까지 있어서 정말 정신없이 바쁘셨겠죠.
저는 이렇게 엄마와 아빠, 남편의 도움을 받으며 육아를 하고 있는데, 얼마나 복이 많은지 모르고 매일 투정 부리고 잔소리만 했네요. ‘아기를 낳아야 부모 마음을 이해한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그전에는 잘 몰랐던 것들이 아기를 낳고 나니 조금은 알겠더라고요. 엄마와 아빠가 얼마나 사랑으로 저희를 키우셨는지요. 아직 그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저희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내어주셨다는 건 알 것 같아요. 그래서 감사함과 죄송함에 눈물이 나네요.
공항에서 눈시울이 붉어져 빨리 가라고 손짓하던 엄마의 모습이 아직도 선해요. 그때 엄마의 손끝에서 느껴졌던 따뜻함과, 끝까지 웃으려 애쓰던 표정이 마음을 아리게 해요. 아침까지는 담담해 보이셔서 저 혼자만 울고 있나 싶었지만,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얼른 고개를 돌리고 수속을 밟으러 가시던 엄마의 손을 다시 잡지 못한 것이 아직도 아쉬워요.
집에 돌아와 소파를 보니, 아기를 안고 창밖을 바라보던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냉장고에 만들어 놓으신 밑반찬을 보니, 장조림 하시려고 할인 코너를 돌아다니시던 모습도 생각나고요. 엄마에 대한 기억이 집안 곳곳에 남아 있더라고요. 엄마와 함께 걷던 길, 소파에 앉아 나눈 많은 이야기들, 모든 것이 소중해요.
엄마, 저를 낳아주시고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정말 사랑해요.
사랑하면서도 가끔 엄마를 힘들게 했던 것들, 정말 죄송해요.
엄마, 항상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무엇보다 잘 드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