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會議
(명사) 여럿이 모여 의논함. 또는 그런 모임.
(명사) 어떤 사항을 여럿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여 의논하는 기관.
회사원에게 회의는 ‘의논’과는 거리가 멀다.
주간회의, 월간회의, 연간 업무회의, 그 외 기타 등등 회의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런데 그 회의들은, ‘의논’이라기엔 뭔가 다르다.
숙제 검사를 방불케 하기도 하고, 치열한 눈치게임의 장이 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유형은 실적을 점검하는 숙제 검사다.
주간, 월간, 연간 실적을 정리한 보고서를 만들기 위한 회의들이다.
하지만 일상을 유지하는 일은 실적으로 잡히지 않는다.
“일상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라고 외치고 싶지만,
윗분들에게 일상은 당연히 돌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안돌아가면 혼나야 하는 일이지.
그래서 우리는 그럴싸한 계획을 세우고, 그것이 잘 작동한 것처럼 아름답게 포장한다.
과대포장은 과자 봉지에만 있는 게 아니다. 회사에서는 포장을 잘하는 것도 능력이다.
과자봉지의 과대포장은 회사의 포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아는 사람은 안다.
새로운 업무가 떨어져 관련 회의를 하면, 치열한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세계대전이 추가로 발발하지 않는 것은 회사원의 눈치 싸움때문일지 모른다.
어제까지만 해도 여유롭던 동료가 갑자기 세상 온갖 풍파를 겪는 사람처럼 변한다.
물 한 잔 마실 틈도 없다고 한다. 아침까지만 해도 티타임을 즐기던 그 사람이 말이다.
그와중에 눈치 싸움에 참전하는 내 모습이 오늘도 싫다.
가끔 입사 전 조별 과제할 때가 생각난다.
항상 그런 건 아니었지만,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치열하게 토론하던 회의가 있었다.
그때 느낀 카타르시스는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단 한 번도 그런 회의를 겪어본 적 없다.
이게 월급을 받는 직장인의 한계일까.
나도 한때는 열정적이었다.
회의마다 아이디어를 내고, 남들보다 빠르게 움직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열정이‘당연한 것’이 되는 순간이 되어버렸다.
점차 혼자 해야 할 일이 늘어났고,
함께 나눠야 할 성과는 점점 많아졌다.
그 경험이 반복되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게 되었다.
이쯤 되면 함께라는 단어부터 다시 정의 내려야 하는 게 아닐까.
회의를 마치고 개운하다고 느껴본 적 있는가.
대부분은 더 늘어난 일에 버겁고,
애써 해낸 일이 엎어져 허무하고,
실적에 대한 압박만이 남는다.
회사원에게 회의는, 결국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