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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erumie Oct 31. 2020

첫 브런치 북을 발간했는데, 세기의 명작이었다

화요일 런던 시간 오전 11시 59분.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덜덜 떨면서 터치패드를 만졌다. 마우스의 커서가 ‘발간하기’ 버튼 위에서 1분쯤 머뭇거렸다. 겁난다고 머뭇대다가는 11월 1일 마감날까지 버튼을 못 누를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눈을 딱 감고 검지 손가락 끝에 힘을 줬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브런치 북이 탄생했습니다.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안내문이 떴다. 어라?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 21세기에 내 이름을 건 첫 작품이 발간되었는데, 좀 담백한 것 같다. 뭔가 폭죽이라도 터지고, 화면 가득하게 꽃 가루라도 날리고 그런 어떤...



취했다, 글 쓰는 내 모습에

그랬다. 첫 브런치 북 발행을 준비하면서 애정이 너무 커진 나머지 상상의 세계에 취해버렸다. 완성하는 것에 의미를 두자며 혼자 아침에 한 시간 덜 자고 일어나서 쓰던 브런치 글 15편. 쓰다 보니까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원래 명작의 뜻은 이름난 훌륭한 작품을 말하는데,  사전에 명작은,  이름을 걸고  작품을 말하나보다. 그렇게 억지를 부릴만큼  작품에 애정이 가는걸, 어쩔수가 없다.



왜 더 일찍 시작하지 않았을까? 게을렀던 과거의 나를 탓하기도 했다. 표지를 그릴 때는, 제목이 들어가는 중앙의 흰색 박스가 엄청난 숙제처럼 느껴졌다. 생각 같아서는 옆으로 제목 칸을 밀어버리고, 자랑스러운 내 얼굴을 대문짝 하게 넣고 싶은데... 결국 표지 하단 가득히 얼굴을 채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읽는 사람의 마음이 알고 싶다

이러쿵저러쿵했지만, 브런치 북을 쓰는 과정은 정말 재미있었다. 읽는 사람도 재미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지금 세기의 명작 [런던과 나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를 읽고 라이킷을 눌러준다면 어떨까?


https://brunch.co.kr/brunchbook/londonandrumie




커밍 순, 세기의 명작들

혹시 브런치 북 발행을 앞두고 떨고 있는 작가님이라면, 꼭 권하고 싶다. 용기 있게 그 검지 손가락을 움직이라고. 눈에 힘 딱! 주고 ‘발간하기’ 버튼을 누르면 세기의 명작이 탄생한다. 오직 당신만이 쓸 수 있는 명작, 꼭 탄생시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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