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umierumie Nov 05. 2021

NFT 플랫폼, 어디까지 가봤나요?

날개가 달린 초록색 모자를 들고 환하게 웃는 전지현 여신님, 혹시 기억하나요?


지금도 아름다운 그녀가 등장했던 네이버 광고는 무려 2004년,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광고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사업이 한창 급성장하면서 포털 기업들의 경쟁이 무척 뜨거웠었다. 다음, 네이트, 파란, 등등 많은 포털 기업이 등장했었고 사람들은 자기 입맛에 맞는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면서 쟁쟁한 포털들의 경쟁을 구경했었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15년도 더 된 닷컴 경제 이야기를 꺼냈을까? 왜냐하면, 최근 둘러본 NFT 플랫폼들이 포털사이트 경쟁 초기보다 더 뜨겁기 때문이다. 




NFT 플랫폼 경쟁이 어느 정도로 뜨겁길래? 

오픈씨를 비롯한, 주요 NFT 마켓플레이스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몇 주 동안 트위터와 디스코드*를 통해서 생전 처음 듣는 플랫폼 이름을 들은 게 벌써 5개가 넘었다. NFT 시장이 워낙 빨리 성장하니까, 놓치고 지나가는 정보도 참 많다. 더 많은 것을 놓치기 전에 얼마나 많은 신규 플랫폼들이 런칭했는지 정리해 보려고 오랜만에 포스팅을 한다. 


*다 아는 것 같아도, 모를 수 있는 용어 정리: 디스코드(Discord)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오피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흔히 사용하는 슬랙 (Slack)처럼 하나의 커뮤니티가 분리된 채널을 만들거나, 개인 간의 대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NFT에 관심이 있다면 꼭! 사용해보길 추천한다.  




1. 클립드롭스 - 단 24시간 동안만, 좋아하는 작가의 NFT를 겟! 할 수 있다면?

한정 판매의 쫄깃함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NFT 마켓플레이스가 있다. 이미 하정우 작가, 이윤성 작가, 레이레이 작가 등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작품 판매 이벤트를 통해 잘 알려진 클립드롭스 (https://klipdrops.com/).

이미지 출처- 클립드롭스 인스타그램 (Link)

소개된 작품- 레이레이 작가님의 Minor Heroes (Link)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크립토 지갑, ‘클립’을 통해서 클레이(Klay) 화폐를 사용해서 NFT를 구매할 수 있다. 하루에 단 한 명의 아티스트만 집중할 수 있도록 24시간이라는 한정 시간 동안만 구매를 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평소에 파운데이션, 오픈씨, 다른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어마어마한 이더리움 가격 때문에 구매할 엄두도 못 냈던 작가들의 작품을 보다 더 접근 가능한 금액으로 만나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찰떡같이 큐레이팅 하는 클립드롭스. 탐나는 작품이 정말 많았는데, 카카오 서비스는 해외 거주자를 한참 서운하게 만들었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핸드폰 번호 인증이 필요하다. NFT 열풍은 전 세계적이다 보니, 해외 컬렉터와 아티스트도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텐데... 카카오 팀이 하루빨리 해외 컬렉터와 아티스트들을 위해서 서비스를 글로벌 규모로 확장해주면 좋겠다.   




2. 쇼타임 (Showtime) - 기존 NFT 플랫폼의 변신도 놓치지 말자! 

NFT 쇼케이스 플랫폼으로 알려진 TryShowtime (https://tryshowtime.com/)이 마켓플레이스가 된다. 지난 8월, 한국 NFT 아티스트 스포트라이트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은 덕분에, 쇼타임의 비전에 대해서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지난주, 쇼타임이 새로운 마켓플레이스로 변신한다는 소식도 빠르게 입수**할 수 있었다.


쇼타임은 원래 크립토 지갑을 연동해두면, 자신의 지갑에 소유하고 있는 NFT를 한 곳에 모아서 보여주는 ‘쇼케이스’ 용도의 플랫폼이었다. 마켓플레이스가 많으니까, 아티스트 또는 컬렉터들의 지갑에 있는 NFT를 모아서 볼 수 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쇼타임의 CEO는 ‘NFT계의 인스타그램’이라고 비유했었다. 

출처 - Business Insider 기사 (Link


본격적인 마켓플레이스 진출을 앞두고, 이전에 쇼타임을 사용했던 아티스트들과 소통한 쇼타임은 앞으로 아티스트들의 민팅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폴리곤 민팅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요즘 NFT의 인기가 계속되다 보니까, 가스비가 정말 비쌌는데 폴리곤으로 민팅하면 훨씬 저렴하게 민팅이 가능할 것 같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아티스트를 조명해주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과정도 꽤 재미있었다. 이 부분은 조금 후에 다시 이야기해보자 :) 


**너무 뻔할까 싶은 팁: NFT 플랫폼이나 관련 커뮤니티의 뉴스레터를 꼭 구독 신청하자. 활발하게 투자활동을 진행 중인 서비스들이 어느 날 갑자기 판을 키울 수도 있다. 그리고 규모를 확장하기 직전에, 기존 유저와 구독자들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벌이기도 하는데 뉴스레터를 구독해두면 놓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   




3. Xeno - NFT 작품이 코엑스 플라자에 나타났다? 

사람들이 활발하게 지나다니는 코엑스 광장에 NFT 작품이 걸려있는 모습, 상상만 해도 멋지다! 따끈따끈한 NFT 공모전 소식으로 알게 된 Xeno. 지난달에 공모전 당선작들이 코엑스에 걸린 모습을 친구가 보여주었는데, 와... 진짜 NFT 아트의 영향력이 벌써 코엑스 광장까지 갔다는 점이 놀라웠다. 


Xeno의 공모전 당선작을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곳! 바로 Xeno의 새 단장한 마켓플레이스다. 공모전에서 우승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마리아트 작가님의 제네시스 피스*** 드랍이 최근 공개되었다. 

https://xno.live/xeno-drop-detail?xc=TX3B5


컬렉션에 소개된 아티스트 한 명, 한 명, 집중할 수 있도록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준 점이 눈에 띈다. 작품의 세계관, 작가의 배경 등을 설명해서 컬렉션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아직 컬렉션 수는 적지만, 앞으로 많은 아티스트가 모였으면 좋겠다. 


***모르는 용어 정리: 제네시스 피스(Genesis piece)는 NFT 드롭 파티에 갔다가 처음 들은 용어다. NFT 플랫폼에서 가장 처음 민팅하는 작품을 흔히 제네시스 피스라고 부른다. 




4. 캔버스 (Canverse) - 모두를 위한 미술품 거래 플랫폼

캔버스는 (https://canverse.org/) 격주마다 신진 작가들의 한정판 NFT를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평소에 정말 좋아하는, 블랙썬 작가님 (@bonbon_jun)의 9월 전시 활동을 구경하러 갔다가 알게 된 플랫폼이다. 


이미지 출처 - 캔버스에 전시되었던 블랙썬 작가님의 페이지 (Link


캔버스 미술 거래 플랫폼을 통해서 NFT 거래를 진행하는 이 플랫폼의 특징은,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원화로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NFT 마켓플레이스 서비스 중에서도 일부만 USD 거래가 가능한 것에 비해, 캔버스의 원화 거래 방식은 컬렉터들이 더 쉽게 NFT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다. 

참고 링크- https://www.notion.so/CANVERSE-e33f01ff79c94a859ed9b8b88b619c75 



 

쏟아져 나오는 NFT 플랫폼들,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뭘까? 

개인적인 의견이니까, 믿거나 말거나지만... NFT 아트라는 장르로 작품을 그리는 사람의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플랫폼이 얼마나 인간 중심의 디자인 (Human-Centered Design, HCD)을 하느냐는 것이다. 


플랫폼은 건강한 생태계를 이뤄야 사람들이 즐겁게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라고 두루뭉술하게 접근하지 말고, 판매자, 구매자, 미래의 사용자 등등 다양한 사람의 관점을 생각하고 서비스를 준비해야, 그들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다. 가뜩이나 많은 신생 플랫폼들이 마구마구 런칭하는 지금, 보다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은 HCD가 아닐까?




소통하는 플랫폼, 쇼타임(Showtime) 

앞서 잠깐 소개했던 쇼타임(Showtime)의 아티스트 스포트라이트는 HCD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커뮤니티 매니저인 클레어 (Clare Maguire)는 지난여름부터 몇 달에 걸쳐 매주 주제를 정해서 아티스트 스포트라이트를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했다.  


8월에는 한국 NFT 커뮤니티와 함께 두 시간 넘는 시간 동안 아티스트들을 만나고, 개인 SNS 계정과 쇼타임 공식 계정을 통해서 다시 한번 아티스트들이 조명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아티스트들과 플랫폼의 관계를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사람 냄새가 폴폴 나는 소통 방법을 선택한 점이 인상 깊었다. 



이미지 출처 - 아티스트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클레어와 만난 후, 쇼타임의 트윗 (Link)


스포트라이트 이벤트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프로필 링크에 쇼타임을 추가하거나, 상단에 노출하는 등,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보이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걸 보면 클레어의 접근 방법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트들의 중요함을 깨달은 걸까? 최근에는 트위터 (Twitter Space)를 통해서 오픈씨, 파운데이션, 래리블도 NFT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조금씩 더 보여주고 있다. 


플랫폼 사업엔 기술도 필요하고, 좋은 기획도 필요하지만, 결국엔 사람이 모여야 한다. 

NFT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가장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판을 짜주는 플랫폼은 어디일까? 그리고 미래에는 어떤 판은 짜서 놀게 해 줄까? 닷컴 경제는 ‘닷컴 버블’이라는 씁쓸한 엔딩을 했었는데, 과연 NFT 플랫폼 시장의 미래는 어떤 엔딩을 맞이할지 궁금하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NFT 플랫폼의 메인을 차지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 아티스트들을 보면 진짜 와! 소리가 나온다. 한국에서 새롭게 런칭되는 NFT 플랫폼들도 반갑다. NFT 아트에 대한 관심과 서비스의 성장 속도가 워낙 빨라서, 100m 달리기 경주를 보는 것처럼 박진감이 넘친다. 


가슴 설레게 하는 달리기 경주를 보기만 할까, 직접 트랙에 함께 올라서 달려볼까? 쏟아져 나오는 플랫폼 중에 단 한 곳이라도 새로운 NFT 시리즈 민팅을 하고 싶다. 혹시 읽으면서 같은 기분이었다면, 지금부터 그리고, 만들고, 다듬는 창작의 시간을 가져보자!  



잠깐, 이 글을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나 용어가 3개 이상이었다면? 

걱정하지 말자, NFT는 새롭고 낯설다 :) 

그래도 조금 더 쉽게 NFT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브런치 북을 추천한다. 

https://brunch.co.kr/brunchbook/nftandrumie


매거진의 이전글 NFT 아트는 한 여름밤의 꿈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