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31 다시, 흐림
* 1662 번째 드로잉 : 멍라이브
- 냥각관계 : 두 마리 이상의 고양이가 거주하는 가정에서 나타나는 집사와 냥이들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칭한다. 보통 인간사에선 2:1로 편먹고 하나가 소외되거나, 두 동성이 한 이성을 차지하기 위한 질투, 분노, 개싸움 등이 유발되지만, 이 경우엔 독특한 양상이 나타난다. 대립과 갈등이 없는 게 아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어느 한 곳에 애정이 집중되지 않고 공평하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냥이 1이 집사를 좋아하면, 집사는 냥이 2를 좋아라 하고 냥이 2는 다시 냥이 1을 챙기게 된다. 때에 따라 반대의 경우도 가능한데 그 사이 감정은 건강한 혈액처럼 끊임없이 이동한다. 이렇게 돌고 도는 마음을 주고받으며 원활하게 순환하는 관계 속에서 심신이 리셋되고 안정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 … 물론 우리 집에만 있는 현상이다.
- 지난번 마트에서 사 온 귤을 조금씩 꺼내 후숙 시켜 먹고 있다. 냉장고에서 파랗게 질린 귤을 꺼내 면포주머니에 담아 다용도실에 걸어두었더니 지나다닐 때마다 귤향이 난다. 고구마 먹을 때 하나씩 꺼내 먹는데 까먹고 나면 또 손에서 그렇게 귤향이 난다. 그 비싸고 유명하다는 이솝 디퓨져에 견주어도 손색없다. 이참에 귤껍질을 버리지 않고 모아서 말려보는 중이다. 그 덕에 틈만 나면 주방으로 가 모아둔 귤껍질을 조몰락거리고 코에 갖다 댄 채 킁킁거리고 있다.
- 우리 집 냥이들을 보다가 길냥이들을 보면 그렇게 인상이 매서울 수가 없다. 몸에 상처가 있거나 야윈 아이일수록 도둑가시처럼 뾰족한 얼굴을 하고 있다. 룽지도 처음 우리 집에 올 땐 포청천 눈이었는데 요즘은 점점 살이 올라 단추 구멍 눈으로 변하고 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우리 집에 있던 꾸리는 포메라니안 얼굴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냥이들 인상 품평회를 마치고 나면 문득 나도 거울을 보게 된다. 슬프거나 화낼 일 없이 편안한 상태로 지내다 보면 자연히 온화한 인상이 되는 거 같다. 살면서 그런 일을 피해 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는 게 좋을 거 같다. 말이라 쉽지만 생각이라도 이리해본다.
- 오늘의 할 일 : 깍두기두부조림, 숙주나물 만들기.ㅣ마트 장보기 : 참기름. 대파. 고구마. 과일
* 뽀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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