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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집사 Nov 21. 2024

겨울을 위한 단단한 준비 D + 89

20241121 춥지만 청명

* 1683일째 드로잉 : 보통의 가족. 9



- 추워지니 한 번에 일어나지 못한다. 핸드폰 알람을 세 번 정도 연체해야 겨우 몸을 일으킨다. 그 사이 꾸리는 머리카락을 뜯고 룽지는 손을 빨며 십시일반 나를 돕는다. 나날이 이불의 결계가 강력해지고 있다. 그 어떤 초능력을 써도 빠져나올 수 없다. 이제 아침 산책은 꿈에서나 해야겠다.


-  오늘은 늦잠을 자는 바람에 나가진 못하고 베란다에서 자전거를 탔다. 동향으로 난 큰 창으로 해가 뜨는 걸 보며 피구왕 통키 주제곡을 흥얼거렸다. 시계가 아닌 자연으로 시간을 느끼면 제자리걸음(아니 자전거)을 걸어도 나아가는 기분이 든다. 정확히 어디로 나아가는지 알 순 없지만 어디로든 갈 수 있겠다는 객기도 생긴다.


- 드디어 동계용 코타츠를 완성했다. 잡화점에서 작은 고리를 사다가 식탁 안쪽에 걸고 극세사 담요를 옷핀으로 고정해 연결했다. 가장 반기는 쪽은 당연 냥이들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룽지는 그 안에서 숙면을 취하고 있다. 안쪽에 히터를 켜두면 오랜 시간 따뜻하게 있을 수 있다. 거기에 냥이들 골골송까지 가동하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으메 든든한 거…


- 양치를 하거나 청소를 할 때,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거나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지극히 평화로운 상황에 대뜸 2년 전 수술했던 부위에 통증이 있다. 이유 없이 불현듯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까마득한 그날이 소환되어 식은땀을 흘리곤 한다. 퇴원하기 전 아플 수 있다고 설명을 들었고, 진료 때마다 교수님께서 괜찮다고 하시니 별도리는 없다. 가만히 하던 일을 멈추고 시간이 지나가길, 다시 괜찮아지길 기다릴 뿐이다. 런닝맨의 벌칙용 저주파 안마기처럼 누군가가 과거를 망각하지 말고 지금을 소중히 여겨라고 틈틈이 알려주는 거 같다. 그렇게 마음 운동한다 생각해야지 하루를 온전히 살아낼 수 있다.


- 오늘의 할 일 : 주간 요리 - 보글보글 된장찌개 5중주. 유자청과 함께하는 동키네 당근 샐러드. 그리고 빨래정리.


* 뽀너수

- 친환경 냥냥팰리스, 전세대 입주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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