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그리웠다 그곳이
내가 항상 앉아서 무언가 꼬물거리며 그리던가 만들던가, 아니면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이 공간,
세련되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공간.
걷은 빨래를 개면서 드라마나 보자고 넷플에서 개봉한 지(호주) 하루 만에 핫해진 송혜교의 ‘더 글로리’를 시청하기 시작하자마자, 첫 장면의 배경과 노래부터 드라마가 흘러가기도 전에
내 가슴을 후려쳤다.
그 이유는 바로
처음에 나오는 운전하는 거리와 노래 때문이었다.
https://youtu.be/iVyHoVFJNp4
갑자기 잠자고 있던 향수가 엎질러진 물처럼 확 하고 쏟아져 버린 것.
제목을 알지도 못하는 그 곡이
송혜교가 창을 열고 바라보던 그 거리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저녁시간 즈음의 서울 냄새,
한강변을 타고 들어가는 공항 리무진 안에서 보던 그 다리들로 보였다.
어느새 나는 서울로 진입하는 공항리무진 안에서 다리를 쳐다보면서 앉아 있었다.
드라마를 잠시 멈추었다.
몇 년 동안
들어가지 못한
서울로 가고 있는 리무진 속의 나를 깨워야 했으니까.
서울엔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있다.
내가 어렸을 적에 떠나온 25년 전의 내 가족(엄마와 동생들)
사랑했던 사람들,
추억,
내 젊음,
모든 것들이…
서울에 남아 있다.
인천공항을 빠져나가 서울 한복판으로 들어가는
리무진 안에 앉아 있으면
창밖으로 보이는
저녁의 한강이,
그리고 네온의 다리들이
나를 맞아주곤 했다.
난 왜 그곳을 떠나
이방인으로 살고 있을까
가끔 묻곤 한다.
잊고 있던
어떤 그리움이
잠시 튀어나왔다.
더 글로리 초반부 그 음악이 트리거가 되어버린 거다.
마치 나의 알킬레스건이 끊어진 것처럼…
추억은 …
가질 수 없다.
정신을 차리자.
차분하게 빨래나 개면서 드라마나 보는 나로 돌아오자
다시 드라마를 켰다…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고속도로를 타고 도심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