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정할 수가 없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새벽까지
새우잠을 자면서 조금만 기척을 내면 벌떡 일어나서
노견을 살핀다.
숨을 쉬기 어려워지면서 상반신이 굳어가고 있음을 알았다.
경련이 자주 온다.
경련이 심해지면 잠에서 깨고, 목이랑 등이 뒤틀리는 현상이 오는 걸 봤다.
혹시나 이뇨제와 심장약이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싶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보지만 아직까지 차도는 보이지 않는다.
노견은 살고 싶어 하는 의지를 보인다.
그래서인지 선뜻 데려가기 어렵다.
통증이 심해서 도저히 안 되겠으면 안락사를 시켜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아이의 마음이 읽히는 듯하여
함께 조금 며칠이라도 버텨주며 살펴보고 있다.
어제는 하루 종일 목근육 주위와 어깨 주의 근육을
계속 마사지를 해주었다.
그 덕에 경련을 좀 줄였다.
쉼 없이 마사지를 해주지 않으면 경련이 나서
근육이 몸을 뒤틀어 버린다.
편안하고 조용한 죽음은 영화에서만 나오나 보다.
혼자서 두 번째 아이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문득문득 억울하고
덜컥 서럽고 가슴이 메인다.
머리로는 잘 알고 준비하고 있지만
내 감정은 준비가 안됐다.
작은 아이가 어제부터 노견 근처에서 잔다.
철없고 자기만 사랑해 달라던 작은 아이도 뭔가 이상한 걸 알긴 알까…
왼쪽이 노견, 작은 아이는 오른쪽이다.
또 하루가 밝아오고 있다.
새벽공기는 좀 찬듯하고
노견이 놀라서 깬 김에
앞마당으로 오줌을 뉘러 나왔다.
한참 동안 중심을 잡아야 겨우 걸을 수 있다.
동트는 아침이 오는데
나는 울컥 눈물이 나온다.
안락사를 어찌 시키나
순수한 눈을 저렇게 맑게 뜨고 있는데…
24시간 함께 해주지 않고
집에 아무도 없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도 볼 수 없고,
내가 일간 사이에 누가 봐줄 사람이 없고
그리고 내가 없는 사이에 몸을 뒤틀며 경련을 혼자 하다가 산소부족으로 불쌍하게 떠난 아이를 상상하면 내가 있을 때 보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미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보내줘야 한다는 생각과
어떻게 해서든 더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에
아직도 갈등하고 있다.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런 갈등을 하는 내가 죄책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일도 못 나가고 집에 있는 것을 2주일 이상 허가를 하지는 않을 테니까.
직장인인 게 슬프다.
진짜 슬프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난 여전히 월급쟁이로 살고 있어 쉬어야 하는 시기에 맘대로 쉬면서 아이를 돌볼 수없는 게 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