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이 지난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는 것 같지만
문득문득 네가 생각이 나지…
우리 막내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가도
네가 생각이 나고
막내에게 간식을 주다가도
네가 생각이 나고
산책을 하면서도
네가 생각이 나고
막내에게 아이스크림을 주다가도
네가 생각이 나고
막내 이름을 니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가
잘못 부른 걸 알고
네가 생각이 나고
아무렇지도 않다가도
네가 덜컥 생각이 난다.
자식은 가슴 안에 묻는다는데
반려견인 너도 그런가 보다.
사람이 아니어도,
너는 누구보다 특별한 아이어서
모든 것이 기억에 나고,
하나둘씩 너의 냄새가 배어 있는 것들을 치우고
정리할 때마다
너의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인간의 인생이 길어야 100년
동물 인생이 길어야 20년인데
당연히 네가 먼저 가는 거지…
남은 너의 동생은
널 생각할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잠에 자다 일어나 널 찾아다니더니만
요즘은 그냥 잘 자는 듯해
너의 동생이 생각보다 잘 지내는 것 같지만
불안증은 심해졌다.
엄마와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아
항상 발밑 어딘가에서 자곤 해.
내가 잠시 옷이라도 걸치면
벌떡 일어나 엄마가 자길 놔두고 어딜 갈까
불안해한단다.
그런 동생이 안쓰러워서
엄마는 더 잘하려고 노력해.
더사랑해주고 항상 같이 있어주고
ㅋ더 이뻐해주고 있어.
이제 너랑 두리는
서로 만나서 천국 어딘가에서 같이 놀고 있겠지?
10년이나 너보다 먼저 간 동생을 만났으니 얼마나 좋겠어. 거기선 아프지도 않고 행복하게 지내렴
나중에 엄마가 가면 꼭 마중 나와야 해?
둘 다 보고 싶을 테니…
이게 두리 데려 왔을 때야… 네가 엄마라고 생각했지? ㅎㅎ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이사진이 너 몇 살이었는지 엄마는 기억도 못해.
그래도 너의 눈을 봐
너무 사랑스러워.
엄마전화기에 오랫동안 있던 사진이자나 기억나?
네가 얼마나 순수하고 이쁜지…
엄마가
너 때문에 이곳에서 혼자 잘 살아왔어.
너 없었으면 엄만 이미 이곳을 떠났을 거야.
네가 얼마나 고마운데…
사람눈을 닮은 너의 모습을 보면서
난 널 잘 지키면서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어.
넌 내딸이었으니까.
엄마가 천국에 가면 꼭 만나고 싶은 게 너야.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너!
엄마의 사주엔 예뿐 자식이 둘이나 된다고 했어.
그게 너와, 두리와 소리인가봐.
엄마도 너랑 사는동안 행복하고 덜 외로왔어.
수다떨고 너를 추억하는 동안
막내가 깨바렸네.
얼른 재우고 엄마도 자야지…
엄마는 널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가고 싶다.
문득문득 보고 싶은 너를 잊지 않으면서
살고 싶구나…
막내 잠들면
너의 동영상을 보고 자려고…
사람과 다르게 평생 나를 사랑해준 너
정말 고맙구나.
다음 생에서는 엄마와 자식으로 만나자꾸나.
그리고 따스하고 행복하게 살자 오래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