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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애 Aug 26. 2024

바람이 너무 센 밤

밤이 너무 길다.

일찍 자고 싶었다.

밤 10도 안돼서 누웠는데

아이는 계속 물을 찾았고

물 마시면 숨이 차고

쉬아를 누이러 세 번을 넘게 다니다 보니

밤 1시가 넘어갔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분다.

유난히 오늘밤에


쎄근거리는 소리가 일분에 60회를 훨씬 넘긴다.

불안한지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

침대 밑으로 내려갔다가

물그릇 앞에서 자다가

다시 침대로 올라왔다가

깨어 있다가


우리 둘 다 다시 잠을 설치기 시작한다.

바람이 거세진다.

아이의 숨소리도 거세다.


새벽 두 시를 넘기지 못하고

난 직장에 전화를 걸어 다시 병가를 냈다.

온라인으로 동물병원을 예약하고 싶은데

월요일은 항상 바쁘고 이미 예약이 다 차있다.

내일 아침 8시가 되면 그냥 아이를 데리고 가서 기다릴 생각이다.


매번 가는 선생님은 이번주 금요일에 예약을 해 놓았다.

이제 약을 다른 걸로 바꾸어야 할 때가 왔나 보다.

다른 약도 얼마나 갈까…

오늘밤은 아이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고

지켜보는 나는 무기력함을 느끼면서 얼른 8시가 되길 바라고 있다.

아이를 모르는 응급실에 가면 기본검사부터 다시 다하고 결국 같은 말을 할 걸 안다.


조금만 참아내렴

우리 선생님에게 가자꾸나

곧 새벽이 올 테니…

두통이 오고 눈물이 난다.


이아이를 얼마나 더 잡고 있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정말 때가 오고 있는 걸까…

오늘밤 너무 힘들어하는 걸 보니

보내줘야 하나 고민이 든다…

너무 이른 나이에…

4시가 넘어 겨우 잠이 들었다.

나도 조금이라도 눈을 붙여야 겠다.

두통이 더 심해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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