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없이 산 11개월

반려딸 둘을 잃은 엄마의 삶

by 구월애

늦잠을 자는데 막내가 침대 밑에서 일어나라고 왕왕 짖었다.


눈을 뜨고 그게 선잠에 들은 소리라는 걸 알았다.

꿈을 가장해 내게 와준 우리 막내


사실 그게 큰애인지, 막내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아이의 왕 짖는 소리에 깬 건 맞으니까


누군가는 말하더라

강아지들의 영혼은 주인을 떠나지 않고 주위에 같이 지낸다고들 한다.

다만 내가 보지 못하는 것뿐이니까

가끔 아이들이 있나 보다 생각한다.

큰애는 1월에 막내는 12월에

그리고 둘째는 6월쯤에 떠났다가

막내가 돼서 1년 후에 나타났다(누구에겐 안 믿을 이야기고 누구에겐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아무튼,

아이들과 18년 정도를 함께 살다가 이젠 혼자 살아가게 된 지 11월째…

이런 날이 올걸 알아서 나는 아이들에게 무척 잘하려고 노력했다.

둘째를 보내고

첫째를 보내고 나서

막내에겐 시간을 더 많이 썼다.


반려동물은

사람을 많이 성장하게 해주는 지구의 선한 선생님들이다.

내가 이 세 아이 없이 살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 같다.


아이들이 있어서 게으르게 살지 않았고,

무조건 열심히 일하고

밥을 만들어주고, 씻기고, 털 깎아주고

매일 산책하러 다니고 사랑해 주고

아프면 치료해 주고 병원 데려가고 돈 쓰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 엄마로 살게 해 줬다.


처음 만나 반해서 데려온 아이들 세 마리가

나를 성장하게 해 주었는데 그 아이들이 없어서

난 성장도 멈추고 사랑받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반려견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건

인간에게 받을 수 없는 무한한 사랑을 받는 것이라, 아이들을 떠나보냈다는 건

이젠 사랑이 없다는 말이다

사랑이 없으면 생병이 끊긴 것과 같고

허잡한 껍데기로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은 주지 못하는 한없는 사랑을 받아본 반려견 주인들이라면 이해할, 그 사랑울 잃어버린 반려견의 엄마와 아빠들은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하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가슴아픔과 조용한 우울증을 가졌으면서도 티 내지 않고 살아가는 중일테다 그들 모두가 말아다.


난 아이를 낳은 적도 키워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 철은 없지만, 반려견 세 마리를 보내고 그 공허한 마음이 뭔지 너무 잘 안다.


아이들을 위해 초를 켜고 기도해 주고

나를 위해서도 기도한다.

혼자가 된 내가 너무 슬프지 않도록…


한국에 있는 내 가족에게 더 자주 가기 위해

당분간은 아무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을 생각이다.


호주에서의 혼자 사는 삶은 더 이상은 아름답지 않다.

그저 고요하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살아 있으니까 살아갈 뿐


그저 고요하게…


간혹 처마에 걸린 차임벨이 간혹 내게 말을 건다.

바람이 불면 아이들을 꼭 기억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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