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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비건이 모임에 갔을 땐

배려심과 관계가 더 중요하다.

by 구월애

가끔 모임에 나간다.

챌린지를 하는 팀들과 나가기도 하고

우연히 동네 친구 가족과 아점을 먹으러 가기도 하고.

지인들과 염차를 먹으러 가던가

아트 갤러리를 갔다가

우아한 런치를 먹으러 가던가

시푸드까진 그냥 먹겠으나,

닭발에 나오면 난감하다.

닭발까지 후루룩 뼈를 발라 먹어야 하나?

맛있다고 먹어보라고 권하면

대부분은 노를 하는데

이번엔 도저히 노를 하지는 못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닭발을 좋아하고 몇 그릇씩 먹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여기서 비건이 된 내 생각이 가끔 갈등이 온다.

건강을 위해서? 안먹던걸 왜?

동물을 죽이는 것을 반대해서 안먹기도 하면서 왜 어기나? 소화도 잘 안될텐데?

다 맞는 말인데…

내가 집에서 비건으로 산다고 굳이 말하고 다니지 않으니 나를 초대해서 음식을 접대하는 이에게

전 비건이라 여기 음식 중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라고 말하면 ……

아마도 소중한 인연이 조금은 멀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그래서 가끔 외출 시에 난 선택적으로 아무거나 먹는 사람으로 외식한다.

중국의 얌차는 종류도 많지만 대부분이 시푸드를 먹고 저렇게 닭발도 잘 드신다.

물론 야채를 내가 고를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얻어먹을 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도 얼마나 감사한가 점심도 초대해주고

말이다. 감사하게 잘 먹고 왔다.

갤러리 런치엔 버거도 있고, 이런저런 고기도 있고

그리고,

채식주의자 음식도 있었다.

얏호!!!

신났다. 물 만난 고기처럼

요끼를 저렇게 맛나게 만들어 내다니 이것도 좋았다.

새로운 비건 음식을 맛보는 기분은 짜릿하다.

한번 더 먹으러 갈 예정이다.

이 갤러리에 함께 간 지인들은 내식단을 모조리 알고 있는 지인 들이다. 나와 다이어트 챌린지를 하시고 있으므로 매일 나의 식단을 보니

채식주의 음식도 함께 골라주는 배려도 가지신다.


잠깐, 넌 니 주체도 없냐고?

멋진 비건이 왜 되지 못하냐고?


비건은 이래야 돼!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살고 싶지 않다. 그냥 보통 내식단에 고기가 없을 뿐이다.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음식도 중요하고 사람도 관계도 중요하므로

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지키고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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