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멋진, 나의 해방일지의 액기스 11회

그윽한 키스, “추앙한다”

by 구월애

(직장에서 미정을 괴롭히는 상사.

엘리베이터 안에서 미정에게 묻는다)

“해방클럽은 뭐하는 데야?”

“뭐에서 해방되는 건데 응?”


“인간한테서요”

“지겨운 인간들한테서요”

(퇴근하는 전철안에서 미정은 전철 안에서 구씨에게 톡을 보낸다.)

‘배고파

얼굴에 열나

쓰러질 것 같애’

“개쌔끼”

(하면서 못된 상사의 험담을 쏟아 놓는다.)

(구씨는 조용히 듣고 있다)

(희망 퇴직자 받았는데 나가 줬으면 하는 사람이 안 나갔다며 그렇게 남은 인간이 그 인간이라고 말을 한다.)

“원래 약한 인간일수록 사악해

그래서 사악한 놈들이 좀

어, 짠한 면이 있어

초대 한번 해 어?

한번 불러 엉?

들에 풀어놓고 종일 잡자

내가 이겨”

(미정) “당연히 이기지”

(미정의 말을 듣다가 물 끓는 소리에 라면을 끓이러 가는 구씨… 어쩌면 구씨는 말없는 다정한 사람이었는데 전 여친의 자살로 마음의 상처를 정말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미정이 그를 치유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라면을 끓여주면서 치유는 구씨가 받고 있는 듯)

(라면을 먹고 나서 구씨는 창을 연다

바람의 느낌을 얼굴에 맞으며 이야기를 한다)

“저녁이 되면

이쪽에서 바람이 들어와

밤이면 풍향이 바뀌는 집도

달이 보이는 집도

여기가 처음

창문에 달뜨는 집은 동화책이나 있는 줄 알았지”

달빛이

좀 뭔가 이상했어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때 가로등이 나갔더라고

근데 가로등을 고치고 나니까

그 맛이 안나

(둘은 밖으로 나갔고, 구씨는 돌을 던져 가로등을 꺼트린다.)

(미정은 말한다)

인간은 쓸쓸할 때가 제일 제정신 같애

그래서

밤에 더 제정신 같애

어려서 교회 다닐 때 기도 제목 적어내는게 있었는데…

애들이 쓴 거 보고

이런 걸 왜 기도하지?

성적, 원하는 학교, 교우 관계

고적 이런 걸 기도 한다고?

신한테?

신인데?

궁금한 건 하나밖에 없었어

나 뭐예요?

나 여기 왜 있어요?

91년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고

50년 후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데

내가

이전에도 존재했고

이후에도 존재할 것 같은 느낌

내가 영원할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에 시달리면서도

마음이 어디 한 군데도

한 번도

안착한 적이 없어

이불속에서도 불안하고

사람들 속에서도 불안하고

난 왜

딴애들 처럼

해맑게 웃지 못할까?

난 왜

늘 슬플까

난 왜

늘 가슴이 뛸까

다 재미없을까?

“인간은 다 허수아비 같애

자기가 진짜 뭔지 모르면서

그냥 연기하며 사는 허수아비

어떻게 보면

건강하게 잘 산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모든 질문을 잠재워 두기로

합의한 사람들일 수도

인생은 이런 거야라고

어떤 거짓말에 합의한 사람들

난 합의 안 해

죽어서 가는 천국 따윈 필요 없어

살아서 천국을 볼거야

(그들은 한밤중에 갈대밭을 지나 언덕 위로 올랐다)

(아름다운, 그러나 멋진 주제곡이 흘렀고 그들은 언덕 위해서 마을 내려다보며 서로를 그윽하게 쳐다본다. 그리고 11편의 명장면이 펼쳐진다)

염창희는 친구 지현아와 가장 큰 나이트클럽에 간다.

지현아는 창희에게 통장 액수를 보여주며, 자기는 통장에 5억이 있고, 염창희는 5억짜리 차를 모는 난자라고 말한다.( 친구 지현아는 어디서 돈이 난 걸까..)

그러면서 자기가 죽은 거면 살해된 거라고 알려준다. 복선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한편

장면이 지나

누군가 밤에 구씨를 찾아온다.

몰래 구씨가 모는 차로 가서 차 밑에 무언가를 찾는 듯하더니 조용히 떠난다. 차 안에 무엇을 장착해 놓은 걸까?)

차 밑에 장착한 걸 찾아낸다.

염기정은 두 턱 쏘겠다던 조태훈을 연락 애타게 기다리는데 … 드디어 연락이 오니 상사는 애타게 기다리게 바로 만나지 말라고 말한다.

“근데요

애타는 게

좋은 거예요?

왜 좋아요?

애가 타는데?

익는 것도 아니고 타는데?

마음이 막

그 거 안 좋은 거죠

불편한 거잖아요

남녀가 사귀는데

뭔가 가득 충만하게 채워져야지

줄 듯 말 듯 찔끔찔끔

그게 뭐야

밥도 그렇게 주면 살인 나요

왜 그렇게 애정을 얄밉게 줘야 돼요?

아니, 간질간질한 게 뭐가 좋아?

시원하게 박박 긁어줘야 좋지

애타고 간질간질하고

다 불쾌 아닌가요?

유쾌가 아니라?”

(ㅎㅎㅎㅎㅎㅎ

오늘 엽기 정이 염기정으로 돌아오는 대화를 해냈다ㅎㅎㅎ 맨날 찌질한 말만 하더니 11회에선 옳은 말을 하네. 사람들이 연애의 기술을 모른다고 깔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저 말이 진실일 수도 있다.)

(염기정이 조태훈을 만났다 예약하기 어려운 맛집이 캔슬이 나서 갑자기 연락했다며 이유를 이야기한다. 앉자마자 차를 빼라고 연락받은 조태훈은 정신없이 차를 다른 곳에 멀리 데고 뛰어오는데, 염기정은 땀을 뻘뻘 흘리는 태훈을 보고 잠시만 앉아 쉬라며 말을 해준다.)

“1분만 쉬세요”

(태훈의 눈은 깊어지고… 사랑의 마음은 배려인 걸까… 이 장면에서 따스한 맘이 느껴지는 게 나뿐만은 아니니라… 훈훈하다. 염기정의 진짜 애정이 느껴졌다)

“전

머리만 밀면 해방될 것 같애요

제가 머리를 민다는 건 그냥 동물이기로 하는 거예요.

이름 없는 동물

그렇게 살아도 될 것 같애요

여태 죽기를 기를 쓰고 살았어도 얻어진 것도 없고

왜 그렇게 살았나 몰라요”

“그냥 머리 밀면,

잘나 보이고 싶은 욕망

남자에 대한 욕망

다 한방에 놔질 것 같애요

그래서 결심했죠

올 겨울엔 아무나 사랑하든

머리를 밀든 둘 중 하나는 하자

여기서 결정 보지 못하면

평생 머리칼 건사하면서 시달리다 죽을 거다

(조태훈이 말한다)

머리 밀지 마세요”

(그런데 중간에 누이가 들어온다)

(태훈은 누이에게 “가”라고 조용히 말하고 누이를 보낸다. 그러고선 하는 말)

“머리 밀지 마세요

제가 할게요”

“아무나”

( 행복하고 어쩔 줄 모르는 염기정, 드뎌 겨울에 사랑하는 거니? 머리 안 밀고? 난 밀었는데 ㅠㅠ)


(염창희는 전 여친을 만난다. 그리고 사귈 때 한 번도 데려다주지 못했다고 집을 데려다주겠다고 전 여친을 태운다.)

(한편, 염창희의 친구인 지현아 통 장안의 5억은 죽어가는 사랑하는 남자를 지켜주는 돈이었던 것이었나 보다. 그 죽어가는 엄마가 찾아와 난리를 쳐댔다. 대화를 듣고 보니 지현아는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여자인 줄 모르는, 자신을 덜 사랑하는 친구였다)


(장면은 구씨로 넘어간다.)

(차 밑에 추적장치를 달은 건 백사장이 아니라 신회장이었다.)

(구씨는 신 회장을 만난다. 그만 서울로 올라오라는 요구에 구씨는 더 있겠다고 말한다. 이 드라마는 유난히 파란, 청색의 색감을 카메라도 잡아내고 있다… )


(장면은 다시 구씨와 미정으로 이어진다)

(구씬 고백한다)

“추앙한다”

(11편은 이드라마의 액기스이며 박해영 작가가 우리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배우의 입을 통해 담은 것 같다.

서정적이며 서사적이다.

소금으로 아름다운 키스 장면이 그윽하게 담아 놓기도 했다.

사랑하는 것 같다는 말을 추앙으로 표현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만큼 멋지구나…

해외는 한국보다 하루 느리다. 밤 한시를 넘기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2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