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숨소리
밤 2시가 넘은 듯한데 우리 노견의 숨소리가 이상하다 싶어 자다가 깨서 아이를 내 침대안으로 데리고 들어 왔다. 눕혀서 배를 만져본다. 나는 아이가 이상하면 귀를 열어두고 잔다.
엄마손은 약손!
을 하며 배를 조심스레 문질러 주기 시작하는데 배에서 장 움직이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배는 빵빵하다.
어제 내가 뭘 잘못 먹인 걸까 아님 혼자 뭔갈 또 내가 안 본 사이에 주워 먹은 건 아닐까…
조카가 오고 난 뒤 유난히 노견들이 살이 불었다.
내가 없을 때 간식을 많이 주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른다.
강아지를 키우는 조카라 무엇을 먹일 수 있는지 사리 분별이 되는 아이지만 내가 관찰한 바로는 마음이 여러서 ‘안돼 안돼’ 하면서 자꾸 무언가를 준다.
밤에 배가 부글부글 끓고 딴딴하다.
걱정이 앞선다. 내가 준 간식이 불편하게 한 걸까…
아님 뭘 잘 못 먹은 걸까
아님 뭘 너무 많이 먹은 걸까…
아무래도 쿠씽 증후군 증상이 있는 것 같은데
진단을 받으면 먹어야 하는 약이 그리 좋은 약은 아니라서 굳이 약을 먹이고 있진 않다.
그러다 보니 항상 음식을 찾아다닌다.
내 노견에게 무엇이 최상인 걸까 늘 고민을 한다.
더 많이 공부하고 분석해서
최선의 선택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나는 아이를 놔두고 정시간 직장 생활을 하고 간혹 집에 오랜 시간 집에 없게되니, 혼자 사는 나로선 항상 최고의 엄마가 아닌 것에 늘 죄책감을 가지게 한다. 지금은 조카라도 와 있지만 그녀가 나는 아니니까…
고민한다.
뭐가 가장 나을 것인지…
병원에서 오래 일하면서 최고의 치료가 무엇인지
내스스로 자연스럽게 결정을 했고
우리 아이들도 그런 결정의 순간이 오면 나와 비슷하게 결정을 지을 예정이고 편안하게 살다 가도록 도울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왔다가 자연스럽게 가도록. 정작 닥치면 어찌 될지 몰라도 지금 마음은 그러하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몇 년
내가 호주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이기도,
여행을 가는 것을 멈칫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일 즐겁게 오늘을 열심히 살기로 한다.
후회하지 않도록
이아이에게도
내 둘째 노견에게도
나에게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겠노라고
새벽이 오고 있는 이 시간에 늙는 내 노견 아가는
아까보다는 편안한 숨소리로 잠들었다.
나도 눈을 붙여야지…
나도 삶을 살아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