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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여행기 #3

by Flywan

여행일정 : 3박 4일 / 1일차



인천공항 > 후쿠오카공항 > 호텔행 버스 > 힐튼 씨호크 호텔



힐튼 씨호크 호텔. 사실 이런 고급호텔은 처음 와본다. 우연찮게 카페에서 힐튼호텔 프로모션 정보를 알게 되었고 마지막 날이였다. 마침 후쿠오카 항공권을 예매해둔 터라 타이밍은 아주 좋았으나 기간이 다음날 13시까지 였다. 힐튼호텔 스위트룸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는 프로모션이였다. 스위트룸. 와. 그냥 일반룸도 가본적이 없는데 처음부터 너무 좋은 방을 이용해본다. 프로모션 가격이 우리돈으로 약 17만원가량. 여기에 부가세까지 포함하면 대략 20만원 가량 나온다. 스위트룸이 40만원이 넘어가는 것을 생각할 때 매우 저렴한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20만원도 우리 입장에선 비싼 가격이지만 여기에는 여러가지 호텔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


버스에서 내려 바라본 힐튼 씨호크 호텔.


버스는 길 건너편에서 우리를 내려 주고 떠났다. 커다란 호텔의 위용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우와 좋다. 캐리어를 끌고 호텔로비를 찾아 간다. 뭔가 고급스런 느낌들이 곳곳에 있다. 입구가 어디지? 두리번대다가 보이는 길로 올라가니 로비가 나온다. 여긴가봐. 맞네. 여기 잠깐 있어봐요. 체크인 하고 올께. 일단 체크인을 위해 카운터로 갔다. 근데 갑자기 검은색 정장을 입은 키가 큰 잘생긴 남자직원이 다가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체크인? 이라고 물어본다. 응? 나한테 물어보는 건가? 예스. 하고 대답하자 환한 미소로 이쪽으로 오라고 손을 뻗는다. 그러면서 대기라인을 가리키면서 여기에 기다리라고 한다. 그러더니 웰컴 투 힐튼! 이라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해준다. 와. 이 아저씨. 진짜 잘생겼다. 멋지네. 그 왜 일본 배우들 보면 호리호리하게 생긴 잘생긴 배우들 있잖은가. 피부 약간 어두운색의. 그런 느낌이다. 환하게 인사를 건네는 친절함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끝까지 올라갔다. 친절이란게 이렇게 사람을 기분좋게 한다. 대기라인에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뒤 종이컵에 차를 가져다준다. 아까 그 환한 미소를 또 지으며. 제패니즈 티 하고 주는데 아우. 이 아저씨 웰케 멋진거냐. 나도 저렇게 키만 컸으면...ㅜ.ㅜ


비슷한 느낌의 일본배우를 찾아보니 대략 이사람이랑 닮았다. 사카이 마사토라는 배우라는데 비슷한 이미지였다.


극도의 친절함에 감격할 무렵 카운터 직원이 나를 쳐다보며 환하게 웃는다. 내 차례군. 허미. 여긴 직원들이 완전 다 미남 미녀구나. 여권을 주자 빠른 손놀림으로 모니터를 보며 체크인을 해준다. 영어가 안통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호텔직원 모두 다 완벽한 영어를 구사한다. 그것도 빠르고 정확하게. 못알아듣는 내가 문제지. 후쿠오카 힐튼에 한국인 직원이 있다는 정보를 미리 알아낸터라 혹시 한국인 직원있니? 하고 물으니(코리안...크루??) 아아~ 하고 안타까운 표정을 짓더니 전화기를 집어들고 한참을 알아보다가 무척이나 죄송스런 표정으로 대답해준다. 썬이라는 이름의 직원이 있는데 개가 좀 있다가 와. 미안해. 라고 이야길 한다(그런것 같다. 대충 분위기보니). 그래. 괜찮아. 다이죠브. 헤헤. 아는 일본어 하나 써먹었다. 또 직원이 환하게 웃는다. 아우. 이쁘다. 애들은 웰케 친절한거야. 부담스럽게. 아. 그런데 너희 좀 일찍 왔어. 원래 체크인시간은 3시거든. 근데 너흰 스위트룸고객이니 일찍체크인해줄께. 아 고마워. 그럼 우리야 좋지. 원래는 짐을 맡기고 라운지에서 시간 때우다 내려올 생각이였는데 정말 다행이였다. (원래 힐튼호텔은 이런 서비스에 매우 후하다)


룸키. 두개를 준다. 한개는 휴대용. 한개는 룸에 꽃아놓는 용도. 체크인시 명함도 같이준다.


잠시뒤 방키 두개와 함께 이런저런 내용을 설명해준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스위트룸이므로 라운지와 사우나 이용이 가능하다. 그외 레이트 체크아웃등 여러가지 혜택이 주어지는데 또박또박한 영어로 빠르게 밑줄 쳐가며 설명해주고는 키와 한글로 된 이용설명서를 건네준다. 하이.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어우. 꼴랑 체크인 했는데 하도 얼굴에 미소를 지었더니 볼이다 얼얼하다. 힐튼 호텔이라 친절한건지, 일본 특유의 친절함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방키를 들고 간다. 31층. 오. 좋다. 34층에 라운지가 있다고 들었는데 가까워서 좋구나. 역시 스위트룸이다. 괜히 뭔가 대단한 서비스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들, 하얏트나 힐튼 같은 브랜드 호텔들은 비싸다. 하지만 여러가지 프로모션 이벤트를 통해서 객실 가격을 할인할 때가 있다. 비싼 호텔이더라도 해당 호텔의 프로모션을 잘 활용하면 일반호텔정도의 가격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각 지역마다 프로모션이 다르니 홈페이지나 이벤트메일을 잘 알아보면 좋다. 힐튼의 스위트 객실의 경우 상급룸에 해당하므로 여러가지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조식은 당연히 포함되어 있으며 14~16시까지 운영하는 에프터티타임. 17~19시까지 운영하는 해피아워 라운지의 이용이 가능하다. 에프터눈 티타임은 말그대로 티타임이다. 라운지내에 다양한 차가 제공되고 그에 맞는 다과종류가 제공되는데 종류가 꽤 많다. 주로 작은 머핀, 마카롱, 떡, 빵이나 케이크류, 견과류 등이 있다. 실제로 신라호텔등에서 이런 에프터눈 티타임을 돈주고 가려면 5~9만원 가량 한다. 해피아워 타임에는 양주, 맥주, 와인, 사케가 제공되고 그에 맞는 안주거리들이 제공된다. 요일마다 음식이 다른데 끼니가 되는 음식이 나올 때도 있어 식사대용이 되기도 한다.


객실로 올라간다. 엘리베이터가 총 6대인데다가 속도 또한 빠르다.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잠시뒤 우리 방을 찾아 카드키로 문을 연다. 카드로 문을 여는 것은 언제나 아들님 몫. 이런거 하는게 애들은 무척 재밌나보다. 키를 열고 방문을 여니 방안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생각외로 방 크기가 그리 크진 않지만 꽤 세심하게 짜여진 룸의 내부 시설이 좋았다. 아내는 캐리어 놓는 공간을 보더니 이거 너무 좋다고 한다. 아들녀석은 침대위로 냅다 올라가더니 방방 뛴다. 나는 가장 먼저 창가로 간다. 뷰를 확인하기 위해서. 닫혀진 커튼을 걷자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와. 아내랑 아이가 옆에서 탄성을 지른다. 해변가에 위치한 호텔이라 그런지 바다와 해안가주변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룸에서 바라본 호크스타운 돔구장 전경. 경기가 있을 때 저 돔이 오픈되면 꽤 장관이라고 한다.


후쿠오카 힐튼호텔은 씨호크 호텔로도 불리는데 그것은 바로 옆에 소프트뱅크 씨호크 야구장이 있기 때문이란다. 돔으로 되어진 야구장인데 힐튼호텔에서 바로 보인다. 야구가 열리거나 행사가 있을 때 돔이 열린다고 하는데 그때 뷰가 가장 좋다고 한다. 그래서 경기가 있는 날은 호텔이 야구관객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일단 나는 야구를 안좋아하는데다 돔이 열릴 일도 없고 내가 알아본 뷰는 여기가 아니고 반대쪽 뷰를 원했으므로 고민끝에 룸을 바꾸기로 한다. 일단 카운터로 내려가니 아까 나를 체크인했던 직원이 있다. 무슨 일이야? / 응. 아까 체크인해서 방을 받긴 했는데 뷰가 좀 맘에 안드네. 혹시 바꿔줄 수 있니? / 아 그래? 물론이지. 잠깐 기다려봐. 니가 얼리체크인을 해서 지금 타워뷰쪽 방이 정리된게 있는지 알아봐줄께. 또 친절하다. 밝은 얼굴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겨 방을 알아봐준다. 타워뷰쪽 방이 하나 있긴 한데 지금 정리중이라서 좀 기다려야돼. 한10분정도. 괜찮겠니? / 물론이지. 알아봐줘서 정말 고마워. / 그럼 방에 가서 기다리고 있을래? 정리 다 돼면 키를 방으로 직접 갖다줄께. 직원이 네 캐리어도 같이 운반해줄꺼야 / 응. 그래. 고마워. 친절하다. 밝은 미소와 또박또박한 일본식(?) 영어로 설명을 해주는데 참 기분이 좋다. 아마 똑같은 힐튼호텔이라도 다른나라에 가면 이만큼 친절하진 않을듯도 싶다.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방으로 돌아온다. 바뀌준대. 아주 흔쾌히 알아봐주는데? 자신있게 아내에게 이야기한다. 헤헷. 웬지 체면이 좀 서는데. 머 어쨌든 사진이나 찍자. 다시 오기 힘든 곳이니. 열심히 셀카봉 들고 사진을 찍어둔다.


객실내부 사진. TV 설정은 한국어로 나오고 한국어방송으로는 KBS WORLD 채널이 하나 나온다.


잠시뒤 직원이 커다란 카트를 들고 우리방으로 찾아온다. 그리고선 역시 환한 미소로 바뀐 방의 키를 건네주고 짐을 실어준다. 같은층의 반대편쪽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더니 문을 열고 짐을 내려주고선 인사를 하고 간다. 방의 구조는 다를 것이 없는데 창 밖으로가 뷰를 확인하니 아까 본 야구장쪽 뷰보다 훨씬 더 좋다. 탁 트인 배경에 오른쪽엔 인공해변인 모모치 해변이 눈에 보이고 더 오른쪽은 드넓은 바다가 보인다. 정가운데에 후쿠오카 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 타워뷰에 숙박하게되면 굳이 후쿠오카 타워를 안올라가도 된다는 정보를 얻었는데 실제로 그랬다. 후쿠오카 타워는 물론 시내건물까지도 한눈에 들어와서 좋았다. /여기가 아까 거기보다 훨씬 더 좋지? / 그러네. 진짜 후쿠오카 타워 안가보 될거 같다. 그렇게 한참 뷰를 구경하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뭐지 하고 나가보니 직원이 웰컴푸룻 이라고 하면서 접시에 과일을 담아 준다. 사과와 키위 각각 한개가 정성스럽게 담겨져 있다. 상큐. 고마워. 공항에서 버스타느라 한참 헤매면서 우울했던 기분이 친절한 서비스 덕에 한결 나아졌다. 자. 이제 에프터눈티를 즐기러 가봅시다.


타워뷰에서 바라본 풍경. 중앙에 뾰족한 건물이 후쿠오카 타워다. 우측에 보이는 해변은 인공으로 조성되었다는 모모치해변.
호텔에서 환영의 인사로 제공해준 웰컴푸룻.


에프터눈 티타임. 이런게 처음이라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그냥 차마시는 건가. 이러저러한 궁금증을 한껏 가지고 34층에 올라가본다. 카운터와 달리 약간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직원이 있다. 먼저 방키를 보여준 뒤 기록을 하면 그때서부터 원하는 자리에 앉아서 즐기면 된다. 대충 상상으로는 차와 몇가지 다과류가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가짓수가 많다. 차는 커피와 두세가지 종류의 차가 있었다. 꽃을 이용한 푸딩, 작은 크기의 빵과 케잌들, 견과류등이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마카롱이였다. 다양한 색깔의 마카롱이 있었는데 우리 가족은 전부 다 단 것을 안좋아해서 몇개 맛만 보았다. 아마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꽤 좋아할 듯 싶다. 통유리로 되어진 창가 밖으로 아까 바꾸기 전에 봤던 야구장 배경이 보인다. 아. 여기오면 어차피 보게 되는구나. 넓은 창으로 보니 주변 풍경이 한층 거 넓게 시야에 들어온다. 여유있게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커피를 마신다. 창밖 파노라마같은 뷰를 보니 저절로 힐링이 되는듯 싶다. 어차피 오늘은 특별한 일정은 없다. 호텔의 시설을 충분히 누리다 가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다. 종류별로 나열되어 있는 것들은 하나씩 다 집어온다. 마카롱이 특히 눈에 띈다. 다섯가지 색깔로 이루어진 알록달록한 마카롱들이 이뻐서 한가지씩 다 집어왔다. 근데 맛을 보니 너무 달다. 마카롱들이 원래 이렇게 달긴 하다만. 맛이 약간 향이 나는 맛이라 독특하긴하다. 다 먹긴 부담스럽고 반쪽씩 먹고 남긴다. 아이는 평소에 손도 안되는 견과류가 맛있다며 한접시를 가져와 먹는다. 아이가 먹을만한 음료는 콜라와 스프라이트가 있다. 잔잔한 음악을 들어며 창밖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커피와 함께 운치있는 오후의 티타임을 즐긴다.


에프터눈티타임 시간에 라운지에서 바라본 풍경. 호크스타운 돔구장쪽 뷰가 보인다.
에프터눈티타임 음식들. 떡종류부터 빵, 케잌. 푸딩과 마카롱까지 다양하다. 커피부터 몇가지 차종류, 주스류가 구비되어 있다.


한시간 가량 티타임을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여기 호텔에는 여러가지 가게들이 입점해 있는데 특이할 건 없지만 딱하나. 편의점이 있다. 여기 후쿠오카의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이나 패밀리마트, 간간히 미니스톱이 있는데 대부분 보면 세븐일레븐이 많은 것 같다. 3층으로 내려가보니 패밀리마트가 눈에 보인다. 일본 편의점이 그렇게 대단하다던데 구경가보기로 한다. 들어가보니 북적이는 인파에 놀란다. 우와. 이거 뭐냐. 편의점에 왤케 사람들이 많은거야. 우리로 치면 동네 큰 마트에 북적이는 인파정도되는 사람들이 마트에 몰려 있다. 편의점에 이렇게 사람이 많나. 신기하다. 편의점을 둘러보니 우리네 편의점이랑 비교해서 규모가 좀 더 크다. 그렇다고 동네 큰 마트급은 아닌데 약간 규모가 크고 물건의 가지수가 더 많다. 가장 특이할만한 것은 즉석식품 진열대다. 종류가 정말 많다. 돈까스 종류에서부터 각종 덮밥, 스파게티 같은 면류, 샌드위치 같은 빵류, 치킨같은 튀김류, 셀러드류 등 정말 다양하다. 도시락이나 삼각김밥도 많다. 이런 즉석심품 코너에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 전에본 뉴스 기사중 우리나라 치킨 브랜드들이 일본에 진출했다가 철수했다는데 그 이유가 일본사람들은 치킨을 주로 편의점에서 사먹기 때문이란다. 우리네 편의점에 파는 치킨이나 어묵은 이용하는 사람이 그닥 많아보이진 않는데 여기는 아예 전담직원이 있고 쉴새없이 튀김과 어묵등을 만들어내느라 정신이 없다. 편의점에서 장을 본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계산대를 보니 줄이 세줄로 되어 있는 풍경도 우리나라에선 보지 못했던 풍경이였다.


아이는 제일먼저 컵라면 코너로 간다. 일본에 가면 카레라면을 꼭 먹고 싶었단다. 그래서 작은 컵으로 된 카레라면을 고른다. 나중에 호텔에서 일본tv를 켜니 이 라면이 광고도 나온다. 맛은 진짜 카레맛이다. (카레라면이 뭐 별맛 나겠나 ㅎㅎ) 즉석식품 코너를 둘러보니 정말 맛있어보이는 것들이 많았다. 일단 유명하다는 계란 샌드위치와 컵라면. 그리고 과자 몇개를 고른뒤 계산줄에 선다. 와. 정말 사람 많다. 편의점 줄이 세 줄이라니. 이게 말이 되냐고. ㅎㅎ


편의점 식품코너. 종류가 굉장히 많다. 이런 많은 종류들이 다 소비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품류를 사간다.
즉석에서 조리해 파는 튀김류. 가장 바쁜 코너다. 각종 셀러드류도 많다. 아들녀석이 선택한 커리라면.


객실에 물건을 두고 다시 내려와 호텔 주변을 돌아다녀본다. 호텔 앞에는 야구팀 소프트뱅크 호크스 팀의 경기장인 후쿠오카 야후돔이 있다. 야구경기가 있는 것 같진 않은데 뭔가 행사가 있는지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경기장 주변에 커다란 독수리 동상이 있다. 아마 호크스 팀을 상징하는 건가보다. 근처에 호크스팀 물품들을 파는 매장이 있어 들어가본다. 와. 꽤 큰 상점 규모에 놀라고 다양한 캐릭터 상품들과 야구선수들의 사진 이름, 로고, 등번호등이 들어간 다양한 상품들에 놀란다. 이런 것들을 보면 일본 사람들이 야구에 대해 갖는 애정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그만큼 소비가 되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니 이러한 물품들 역시 만들어지지 않았겠는가 싶다. 이런 문화들은 참 좋아보인다. 아이들을 데리고 이런 캐릭터가 그려진 상품이나 옷을 입고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그런 문화적 풍경들을 상상해보면 좋지 않은가. 난 야구를 좋아하진 않지만 아이와 함께 야구장에 가고픈 로망은 있다. 야구 경기가 재밌다기보단 이런 문화를 즐기는 것이 재밌는 거지. 가격대가 그리 착하진 않아서 물건을 사진 않았지만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기념으로 호크스 로고가 새겨진 뱃지 하나를 산다. 예쁘다.


호크스타운 구장에서 바라본 힐튼 씨호크 호텔.


소프트뱅크 호크스 팀의 다양한 캐릭터 상품들.


그렇게 대충 주변 구경을 마치고 나니 오후 5시가 됐다. 서둘러 호텔 라운지로 다시 올라간다. 오후5시부터 노후7시까지는 해피아워타임이다. 이것은 주류를 무한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각종 양주나 맥주, 와인등을 무한으로 제공해주고 그에 맞는 다양한 핑거푸드, 즉 한입거리 안주들을 제공해준다. 매일 나오는 음식들이 다른데 가끔 끼니가 될만한 음식들이 나오기도 하므로 저녁식사를 대신할 수 있기도 하다. 우리는 해피아워 타임을 이용해 적당히 배를 채우고 모자란 것은 편의점 음식으로 때우자. 이런 계획이였다. 해피아워 타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므로 일찍 가는 것이 좋다.


34층 라운지에 도착하니 오후 5시30분정도. 이미 자리가 꽤 많이 찰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아까 에프터눈 티타임에 방문했기에 간단한 눈인사정도 건네고 바로 자리로 향한다. 다행이 4인 자리 하나가 남아서 앉을 수 있었다. 자리를 맡은 뒤 음식들을 둘러보니 아쉽게도 끼니가 될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해피아워의 포인트는 주류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이므로 주류코너 쪽으로 가본다. 난 술을 좋아하진 않는다. 그래도 일단 라운지에 왔으니 종류별로 한잔씩은 먹어봐야지. 양주가 4가지정도, 일본 전통술인 사케가 2종류, 와인이 5종류 정도 있다. 일단 조금씩 덜어와 전부 다 맛을 본다. 와인부터 마셔봤는데 맛이 없다. ㅎㅎ 난 달달한 와인 아니면 안마시는데. 텁텁하니 아무 맛도 없다. 화이트와인도 마찬가지. 이런거 뭔 맛에 마시나 싶다. 다음은 양주류. 아우 써. 맛없어. 역시 한잔씩 마시고 포기다. 그래도 나름 본건 있어서 옆에 있는 얼음 몇개 넣어서 폼나게 마시긴 했다. 아우. 뭔가 알딸딸한 취기가 올라온다. 적당히 기분 좋은 정도다. 자. 이제 사케가 남았군. 사실 가장 기대했던 술이 사케였다. 예전부터 아내랑 일본식 술집에가서 따뜻한 사케 마셔보자 다짐했었는데 이제야 소원푼다. 다만 따뜻하지 않고 차가운 것이라는게 흠이긴 하지만. 살짝 잔에 담아 마셔본다. 아우. 맛없어. 그냥 정종 맛 같은데? 그냥 맥주나 먹을껄. 아내는 심플하게 맥주 한병만 마셨다. 차라리 그게 낫다. 난 이런 술들은 도저히 입맛에 안맞아 못먹겠네.


해피아워 타임에 제공된 주류와 음식들


창밖을 보니 날이 어두워졌다. 후쿠오카의 풍경에는 어느새 하나둘 불빛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적당히 해피아워를 즐긴 후 방으로 돌아간다. 들어가자마자 커튼을 젖히니 저 멀리 후쿠오카 타워가 색깔을 바꿔가며 빛을 낸다. 그리고 주변의 건물들이 각자의 불빛을 발산하면서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정말 멋지다. 힐튼호텔에 투숙하면 후쿠오카 타워를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다. 여기서 보는 야경이 정말 멋지다. 다들 침대에 누워 아경을 감상한다. 호텔놀이도 나쁘지 않네. 그지? 그냥 아무 구경도 관광도 하지 않고 그냥 호텔에서 온전히 먹고 마시면서 방에서 뒹굴며 멋진 야경 보면서 쉬는 것. 더없는 힐링이 된다. 호텔에 쉬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그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다. 제돈 주고는 사실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세일 기간을 잘 잡은 덕분에 이런 호사를 다 누려본다. 누려보니 정말 좋다. 이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돈많이 벌려고 하나보다. 근데 딱 하루정도면 좋을거 같다. 이틀 이상은 감흥이 많이 떨어질 거 같애. 글치. 매번 놀러가서 이런거 누린다고 생각해봐. 그것도 금방 질릴껄. 그렇게 자기위안성(?) 대화들이 오가는 가운데 후쿠오카의 밤은 서서히 깊어간다. 내일이면 이 좋은 혜택도 끝이다 라는 생각에 아쉽긴 하지만 뭐 이대로도 충분하다. 지금 여기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는 것 많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니까.


룸에서 바라본 후쿠오카 타워. 따로 후쿠오카타워에 올라가지 않아도 될만큼 멋진 야경을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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