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정 : 3박 4일 / 2일차
인천공항 > 후쿠오카공항 > 호텔행 버스 > 힐튼 씨호크 호텔 > 텐진 칸데오 호텔 > 포켓몬센터
아침이 밝았다. 우리 가족중 내가 항상 가장 먼저 일어난다. 창문으로 가 커튼을 젖히니 맑은 후쿠오카의 하늘과 건물들, 그리고 모모치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참 좋았다. 창문에서 내려다본 거리에는 자동차와 트럭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쿠오오오... 공기를 타고 울리는 다양한 소리들이 한데 어울려 공기를 타고 귓가에 타고 들어온다.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 회색의 빌딩들. 일본의 건물들은 참 심심하다. 지진으로 인해 내진설계에 특화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긴하지만, 그리 화려하지 않는 건물들 역시 이 곳만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후쿠오카의 아침 풍경은 어쩌면 익숙한 구성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모든 것의 조합은 신선했다.
아침을 먹기위해 아내와 아이를 깨운다. 킹 침대가 우리 세식구가 자기엔 충분하다. 서로 크게 불편하지 않다. 간단히 세수를 하고 옷을 입은 뒤 4층으로 내려간다. 조식은 라운지와 조식당 두군데서 먹을 수 있다. 라운지쪽이 4층 조식당보다 가짓수는 적지만 좀 더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야 당연히 크고 가짓수 많은 4층이지. 라운지야 어제 내내 질리게 이용해봤으니. 찾아본 정보에 의하면 4층 조식당은 사람들이 많아서 정신이 없다고 들었다. 그래서 어느정도 각오를 하고 갔는데 웬걸. 사람이 별로 없다. 가만보니 우리가 좀 늦게 온 것이였다. 10시가 마감인데 9시쯤 들어갔으니 그럴 수 밖에. 다들 식사를 마쳤겠지. 우리야 급한 일정이 없으니 늦잠자고 천천히 온 것이였다. 조식당은 천장이 꽤 높다. 3층과 4층 정도의 높이쯤 될까. 커다란 통창에 하얀색 철제빔들이 그물처럼 되어있다. 전에 갔던 고급호텔들도 이런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공간의 효율성으로 치면 천장이 높은 구조라 비효율적이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고급스런 이미지가 물씬 풍긴다.
룸 키를 보여주고 입장한다. 직원이 달려와 자리를 안내하주고 잠시뒤 커피포트를 갖다준다. 작년에 싱가포르 갔을 때 스템포드 호텔 역시 이런 식으로 테이블에 앉으면 커피를 포트에 담아 줬었다. 양은 3~4잔 정도 나오는 양인듯 싶다. 모닝 커피답게 연하면서 맛이 좋다. 서빙을 보는 직원분 얼굴을 보니 30대 중반즈음 되어보이는 외모다. 가만 보니 그런 분들이 몇 분 있어보인다. 젊은 사람들로만 구성되어있지 않다는 점이 우리네와 다소 다른 모습인 듯 싶었다. 서빙 직원들은 여타 호텔들에서 겪었던 직원들에 비해 좀 더 친절하다. 뭐랄까. 다른 호텔들에서 겪었던 직원들의 친절보다 더 적극적인 친절이라고나 할까. 손놀림과 동작은 가볍고 빠르다. 발걸음 역시 전체적인 조식당의 분위기의 리듬처럼 경쾌하다.
자리에 안내받은 후 식당을 이용해본다. 가짓수는 꽤 많은 편이다. 여러 음식들 중에 눈에 띄는 음식이 있다면 계란말이. 샛노란 계란말이가 네모난 모양으로 가지런히 쌓여있다. 안집을 수 없는 비주얼이다. 계란말이의 맛은 달달하다. 우리네와 맛이 다르다. 그 다음은 낫토. 오. 이게 있네. 1회용 용기에 작은 양이 담겨져 있다. 이 낫토의 맛이 굉장히 궁금했었다. 먹어보니 뭔가 독특한 향이나 맛은 아니다. 그냥 콩스런 맛이라고나할까. 특별히 진한 맛도 아니다. 그냥 특이할 맛 없는 평범한 맛이다. 나야 원래 콩으로 만든 건 다 좋아하는지라 맛있게 잘 먹긴했는데 거미줄 처럼 늘어나는 끈적이는 것이 있어서 먹을 때마다 이리저리 젓가락을 돌리는게 좀 불편하긴 했다. 그 밖에 일본스러운 독특한 메뉴들이 몇가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일반적인 호텔 조식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이다. 9시정도의 시간대라 그런지 자리는 꽤 여유가 있다. 느릿하게 식사를 즐기고 커피를 마실 때 즈음, 서빙직원이 다가와 환하게 웃으며 뭐라고 일본어로 이야기를 해주고 간다. 얼떨결에 웃으며 대답은 했는데 뭐지 하고 생각해보니 아내가 아. 여기 식당 마감시간 다됐다는 이야긴가봐. 하고 이야길 해준다. 아 그런가. 하긴 우리가 좀 늦게 오긴 했지. 마지막 커피를 입에 털어 넣은 뒤 일어선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일정의 시작이다. 일정이래봤자 특별히 어딜 가거나 하는 건 아니다. 아이가 있기 때문에 일정을 타이트하게 짜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이들은 자기가 흥미있어 하는 주제가 아니면 금새 지치기 마련이다. 오늘은 하카타역주변 쇼핑몰들을 가볍게 돌아다니는 것으로 결정했다. 특히 아이가 가장 가고싶어있던 포켓몬센터를 가기로 했는지라 아침부터 완전 흥분상태다. 방으로 돌아와서 대충 짐정리를 마치고 체크아웃 준비를 한다. 체크 아웃뒤에 텐진에 있는 호텔로 다시 가서 짐을 맡기고 시내를 돌아다닐 예정이다.
오전 11시30분. 카운터에서 체크아웃을 한 뒤 캐리어를 끌고 1층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공항에서 호텔 올때는 처음이라 해맸지만 호텔에서 텐진까지는 어렵지 않다. 아무래도 텐진이 우리로치면 명동같은 번화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버스들이 텐진을 가므로 버스 찾는게 어렵지 않았다. W1 버스를 타고 텐진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실수 없이 정리권을 뽑는다. 버스에 올라와보니 좌석 구조가 좀 특이하다. 한쪽은 지하철처럼 긴 좌석. 반대쪽은 일반좌석인데 장애인전용으로 두 좌석이 접혀져 있다. 아마 평상시에는 이렇게 자리를 비워두거나 앉더라도 장애인 탑승시 바로 비워주게끔 되어있나보다. 다시금 일본인들의 공공의식에 감탄한다.
아내와 아이는 뒤쪽 좌석에 앉고 나는 자하철좌석처럼 생긴 좌석에 앉는다. 바로 옆에는 나이가 지극하신 할아버지 한분이 세로로 쓰여진 책을 읽고 계신다. 일본인들이 대중교통이용시 독서하는 비율이 높다고 들은 기억이 떠오른다. 실제로 버스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이 보진 못했다. 지하철은 어떨지 모르겠다. 꽤 집중해서 읽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창밖 풍경을 본다. 도심이라 그런지 단독주택의 모습은 그다지 보이진 않는다. 대부분 아파트 형태의 건물들이 많다. 건물의 디자인도 색깔도 굉장히 단순하다. 크게 화려하지 않다. 간판들도 매달려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지진이 많은 나라의 환경적 영향 탓일런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단순하고 단조로운 느낌이지만 내실이 있어보이는 건축물들이다.
대략 30분 정도 버스를 타니 텐진시내에 도착한다. 어디쯤에서 내려야될까 갈등하다가 한정거장을 더 가봤는데 럭키! 호텔 길건너에 버스가 선다. 시작부터 뭔가 잘풀린다. 길 건너로 보이는 건물. 그래. 구글맵으로 봤던 사진 맞네. 칸데오 후쿠오카 텐진 호텔. 횡단보도를 건너 호텔 건물로 향한다. 건물은 도로와 인접해있지만 입구는 약간 골목으로 들어가야 있다. 그렇게 입구에 서니 어라. 문이 어디야. 여긴가? 계속 두리번 대며 찾아보는데 문이 없어. 분명히 여기가 출입구는 맞는거 같은데. 엘리베이터도 저기 있잖아? 그렇게 한참을 버벅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이 하나 나온다. 그러더니 유리문 사이에 있던 나무판이 옆으로 스르르 움직인다. 헐. 저거 문이였어? 뭐야 나무패널이 장식되어 있는줄 알았는데! 우리 셋다 깊은 탄식을 내뱉으며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이게 문일줄이야. 신기하네. 서로 큭큭대며 엘리베이터를 탔다.
로비는 9층. 문이 열리자 깔끔한 외관의 카운터가 보인다. 직원에게 미리 뽑아온 바우처와 여권을 보여준다. 그러더니 뭔가를 한참 두들기더니만 체크인 시간은 3시부터라고 이야기를 한다. 응 알고 있어. 근데 짐은 미리 맡길께. 응 그렇게 해. 짐을 가지고 옆에 세워놓더니 번호표를 하나 준다. 자. 이제 두번째 호텔도 잘 된거 같으니 맘 놓고 돌아다녀도 되겠군. 이제 본격적으로 돌아다녀볼까. 어딜 먼저가면 되지? 아빠. 포켓몬센터요. 아 그렇지. 아침부터 내내 노래를 불렀는데 거기부터 가야겠군. 그리곤 다시 길을 나선다.
포켓몬센터는 하카타역에 있는 아뮤플라자라는 쇼핑몰 8층에 있다. 텐진에서 하카타역에 가려면 버스나 전철을 타고 가야한다. 사실 아이만 아니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슬슬 걸어서도 갈 수 있긴 한데 그럴수가 없으니 버스를 타기로 한다. 첫날에도 경험했듯 일본의 대중교통비는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매우 비싼편이다. 고작 버스 2번을 탔을 뿐인데 2만원정도가 깨졌다. 전철도 마찬가지로 싸지 않다. 이것이 이 곳에 사는 일본인들에겐 어떨지 모르겠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꽤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는 틀림없다. 다행이 시내를 순환하는 100엔 버스가 있어 그것을 타고 가기로 한다.
아. 그러고보니 생각나는 일본 버스의 특이한 점중 하나. 버스기사들이 자동으로 나오는 안내방송이 끝나면 한번 더 정류장을 이야기해 준다. 그런데 그 말투나 어조가 어쩜 그리 똑같은지. 그냥 알아듣지 못하는 중저음베이스로 중얼거리는 소리만 들린다. 몇번의 버스 기사들 전부 다 그랬다. 신기했다. 현지인들은 저걸 알아 듣긴 하는지 궁금했다. 내 생각엔 그냥 형식적으로 중얼거리는 듯 싶었다. 하긴 저걸 매번 또박또박 발음한다는 것도 피곤한 일 아닌가.
100엔 버스
후쿠오카의 주요시내를 순환하는 버스다. 전구간 100엔이다. 앞서 살펴봤던 버스요금을 보여주는 모니터에도 정거장 번호 1과 100엔 표시만 표시되어있다. 후쿠오카의 주요 포인트인 하카타역, 캐널시티, 텐진 같은 곳을 순환하므로 시내관광시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버스의 종류는 정해져 있지 않고 여러가지 모양이 있었다. 어떤 버스에는 100엔이라고 써있는 버스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버스도 있으니 잘 봐야 한다. 좀 아쉬웠던 것은 100엔 버스 정류장이다 라고 표시가 어떤데는 잘 되어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다. (100엔버스 정류장은 번호가 써있다)
100엔버스를 타고 하카타역에 내린다. 도로 중간은 공사로 정신이 없다.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에 서니 금새 사람들로 채워진다. 곧이어 신호가 녹색으로 바뀌고 삐리릭 하는 소리가 들리자 일제히 사람들이 길을 건너기 시작한다. 하카타역이다. 후쿠오카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커다란 광장 뒤로 서울역이나 청량리 역과 같이 역과 하나가 된 쇼핑몰이 있다. 역 건물은 몇가지 쇼핑몰로 구역이 나누어진다. 그리고 역 주변으로 또다시 커다란 건물들이 있으며 요도바시 카메라 같은 전자제품 판매매장이나 백화점 같은 건물들이 위치해 있다. 전철역과 연결되어 있다보니 유동인구가 매우 많다.
우리가 가려는 포켓몬센터가 있는 매장은 하카타역 내에 있는 아뮤플라자 8층에 위치해 있다. 일단 역사내로 들어가본다. 아뮤플라자. 어디있지? 어. 근데 AMU라는 간판이 보인다. 이건가? 근데 웬지 느낌이 아니라는 필이 충만히 오신다. 안내도를 봐도 아뮤플라자라는 명칭은 도대체 보이질 않는다. 헐. 일단 끝까지 한번 가보자. 갔다. 근데 없다. 허허. 이거 증말 미치겠네. 다시 처음 들어온 위치로 돌아온다. 그러자 입구 근처에 아뮤 플라자라는 간판이 그제야 보인다. 아우. 여깄네. 이게 왜 안보인거지. 일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8층으로 향한다. 쇼핑몰은 어디나 다 비슷하다. 예전 싱가포르에서 갔던 쇼핑몰들은 건물의 구조들이 우리와 다소 다른 느낌이라 신선했는데 이 곳은 크게 낯설지는 않다. 올라가면서 보이는 여러 소품 가게들을 보니 앙증맞는 다양한 소품들이 많다. 아이만 아니면 찬찬히 한번 둘러보고 싶은데 그랬다간 난리(?)가 나므로 아쉬움을 뒤로하고 곧장 8층으로 향한다.
에스컬레이터가 8층에 도착하자 뒷쪽으로 익숙하게 보아온 포켓몬 이라는 로고가 보인다. 초딩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 포켓몬스터. 이 만화가 나온지 꽤 시간이 지난 것으로 아는데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인기를 자랑한다. 우리 아들녀석의 경우 집에서 이 만화를 전혀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주변 친구들에게 들었는지 어느 새 그 방대한 종류의 포켓몬 이름을 죄다 외우고 다니기 시작했다. 한번은 그동안 사준 200여점 정도 되는 포켓몬 카드를 하나씩 보여주고 이름 맞추기를 했더니 딱 하나 빼고 전부다 맞췄다. 아내랑 둘이 완전 깜짝 놀랬다. 우리 아들이 이렇게 영특(?) 했나. 와. 진짜 놀랬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아이들의집중력은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만화를 열심히 본것도 아닌데 진짜 신기했다. 이래서 아이들은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되나보다 싶다.
드디어 포켓몬센터 입구에 도착. 아이는 이미 흥분상태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아는 전문분야(?) 이기 때문에 그런지 갑자기 평소대비 발음이 정확하고 빠르다. 전문가 다운 말투로 변한다. 진열되어 있는 다양한 포켓몬들을 하나씩 가리키면서 우리한테 설명질 시작이다. 우리야 뭐가 뭔지 아나. 그러나 우리가 듣던 말던 그건 중요치 않다. 매장 여기저기를 누비며 마치 가이드라도 하듯 뭔가를 계속 우리한테 설명해댄다. 일단 아이의 반응을 보니 우리나라에서 못보던 캐릭터들이 많긴한가보다. 매장안은 포켓몬스터와 관련된 다양한 제품들이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피카츄 인형. 다양한 모습의 피카츄인형이 진열되어 있는데 정말 많다. 와. 우리나라에선 전혀 볼 수 없는 모습을 한 피카츄들이 많았다. 또한 포켓몬 인형들이 종류가 다양하고 많았다. 포켓몬스터 게임 때문인지 주로 게임에 나온 포켓몬 인형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피규어 종류도 꽤 많았는데 아이가 그렇게 갖고 싶어했던 개굴닌자가 있어 냉큼 집었다. 국내가격보다 약 1만원 가량 쌌다. 그나마 품절이여서 살 수도 없었던 것이였다. 레쿠자도 마찬가지. 아무래도 수입해서 파는 것들보다는 가격이 저렴하겠지. 그밖에 열쇠고리나 노트 학용품, 옷가지, 수건, 껌이나 컵라면, 카레까지 다양한 종류의 아이템들이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한쪽으로는 오락실용 포켓몬 게임기도 있는데 일본어로 되어 있는 게임이라 해보진 못했다. 아이는 생일날 선물대신 받은 돈으로 한을 풀듯 마음껏 샀다. 이웃집 형아랑 누나 것도 사야된다며 작은 선물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어때. 좋아? 응. 대따 좋아.
면세(Tax Free)
후쿠오카 내에서 5400엔 이상 물건을 구입하면 소비세 8%를 환급해준다. 텍스프리라고 써 있는 매장에서 가능하며 여권을 보여줘야된다. 대부분 드럭스토어나 잡화점, 쇼핑몰등은 텍스프리가 적용되므로 유용하게 활용하면 좋다. 이 때 영수증을 여권에 찍어서 주는데 수화물을 보내고 출국 심사대에서 이 영수증을 떼어간다. 텍스프리로 구매한 물품은 출국때까지 절대 개봉해서는 안된다. 만약 개봉했을 경우 세금적용 혜택이 없어진다고 하니 조심하자.
포켓몬센터를 나와 한층을 더 올라간다. 9층에는 다양한 식당들이 입점해있다. 무엇보다 일본에 왔으면 꼭 먹어봐야되는 음식이 바로 라멘. 여기 아뮤프라자 9층에는 잇푸도라멘 이라는 유명한 라멘맛집이 있다. 우리 세식구 모두 면과 국물을 좋아한다. 마침 포켓몬센터 바로 위에 위치해서 동선도 아주 좋았다. 가게 앞에 서성이니 직원 하나가 나와서 몇명이냐고 물어본다. 세명이야. 아 그래? 조금 기다려야되는데 괜찮니? 물론. 기다릴께. 역시 맛집답다. 가게 옆 의자에 앉아 10분정도 기다리니 우리를 부른다. 식사때가 약간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줄이 그다지 길지 않았나보다. 안내받은 자리는 주방 바로 앞자리 테이블이였다.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뭐 셋이 일자로 앉아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무어보다 주방이 보인다는 점이 좋았다. 가게는 그다지 크진 않았다. 우리네처럼 4인 테이블은 거의 없고 대부분 2인테이블에 한명 또는 두명의 손님들이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다행이 한국어 메뉴판이 제공되어서 어렵지 않게 주문을 할 수 있었다. 라멘 두개와 만두, 그리고 공기밥을 시켰다. 직원들은 일사분란하면서도 바쁘게 주문을 받고 움직였다. 손님이 들어오고 나갈때 마다 직원들이 너도나도 이럇샤이마셍! 하고 큰 소리로 외치는데 그것이 여러명이 약간의 타이밍을 두고 외치는 소리가 마치 메아리울리듯 가게안에 울려퍼졌다. 빠른 말투와 행동으로 주문을 받지만 친절함은 결코 잃지 않는다. 활기찬 가게의 모습이 참 좋았다. 이후에도 몇몇 식당들을 가봤는데 대부분 비슷한 분위기가 났다.
잠시뒤 라멘과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넓다란 그릇에 고기 두점이 예쁘게 담겨져 있다. 우리네 국수랑은 약간 다른 노란면발. 쫄면같은 노란색이면서도 꼬부라지지않은 라면 같기도하다. 일단 잘 저어 한입 먹어본다. 음~좋다. 이 맛이다. 국물과 면발이 입에 착 감기는 느낌이다. 맛있다. 맛있어. 정신없이 먹는다. 우동먹을 때 쓰는 숟가락이 있다. 한국자 떠서 훅~ 국물을 마셔본다. 아 끝내준다. 진하게 우려낸 맛이다. 이 맛, 웬지 못잊을 것 같네. 잠시뒤 교자라고 불리는 만두가 나왔다. 작다. 이건 뭐 딱히 특이한 맛은 아니다. 냉동만두 잘 해동시켜 튀긴후 먹는 것과 특이할 것은 없다. 딴거보단 라멘에 집중한다. 하얀 밥이랑 같이 먹으니 더없이 행복하다. 밥을 숟가락에 올려놓고 국물을 살짝 적셔 한입에 탈어놓는다. 어우. 행복하다. 주방 앞자리다보니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 식당을 보면 파란 바탕에 하얀 글싸를 쓴 천을 입구에 걸어놓지 않은가. 주방의 모습을 2/3쯤 가린 찬 아래로 주방의 분주한 모습이 모인다. 목소리는 활기차다. 이럇샤이 마솅!하는 경쾌한 울림이 절로 기분을 업시킨다.
**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