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번째 이야기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도 10키로를 뛰어보았다. 스스로 다짐하였던게, 속도를 내지 말자, 거리에 집착하지 말자. 나만의 달리기를 하자였는데, 뛰다보면 매일 매일, 또는 속도를 신경쓰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지 말걸 하는 생각에 후회하곤 하지만, 아침에 일정이라도 있는 날에는 조바심을 내거나 급하게 속도를 올리기도 한다.
복장에 대해서 말해보고 싶다. 이제 제법 쌀쌀하다. 가을도 익다 못해, 겨울로 넘어가는 10월의 마지막 주, 아침과 저녁으로는 춥다는 느낌도 들 정도인데, 달리기를 하다보면서 느낀것이 있다. 가급적이면 옷은 반바지와 반팔로 나가는게 좋다는 것. 아무리 추워도 부산에서는 뛰다보면 열이 나고 땀이 난다. 아직 영하로 내려가진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한 겨울에도 계속해서 야외에서 풋살을 하던 걸 생각하면, 뛰다보면 곧 더워졌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긴 팔과 긴 바지로 뛰면서 더운 느낌이 들면, 뛰는 것에 제약이 있다. 그러므로 미리 반팔, 반바지로 시작하는 것이 편하다는 것. 만약, 이 운동이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고 의무적인 것이었다면 나는 아마 중무장을 하고 뛰었을지도 모르겠다. 군대 시절에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지 않나. 나 스스로 원해서 아침을 꺠우고, 밖을 나서는데 그 정도 즐거움과 편안함을 가지고 나가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다.
한 겨울에도 단촐하게 가벼운 복장으로 뛰어보고 싶다. 나의 달리기는 적어도 그 정도의 열을 낼 정도의 강도는 될터이니.